기아가 내년 2월,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브랜드의 최저가 전기차 'EV2' 조립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21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이는 유럽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급성장하는 소형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V2의 시작 가격은 3만 유로(약 4800만 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 유럽 CEO 마크 헤드리히(Marc Hedrich)는 정확한 가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만약 이 가격대로 출시된다면 EV2는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기아 배터리 전기차(BEV)가 된다. 현재 기아의 유럽 엔트리 BEV는 'EV3'로, 독일에서 3만 5990유로(약 58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아는 질리나 공장에서 EV2와 함께 'EV4' 소형 해치백도 생산한다. 이를 위해 1억 800만 유로(약 1570억 원)를 투자했다. 생산 라인에 배터리 팩을 공급하는 컨베이어 벨트를 추가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개조가 이루어졌다. 마크 헤드리히 CEO는 EV4와 EV2를 합친 생산량이 내년 공장 전체 생산량의 10%에서 20%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리나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이 약 35만 대임을 감안하면, 두 BEV 모델이 3만 5000대에서 7만 대를 차지할 것이라는 의미다.
유럽에서 생산되는 기아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경우, BEV의 부품 조달 장소와 제조 장소를 고려하여 보조금을 지급한다. EV4에는 폴란드 공장에서 공급받는 LG 배터리 팩이 탑재될 예정이다. 이는 높은 유럽 부품 함량으로 이어져 정부 인센티브를 쉽게 받을 수 있게 한다. EV2 역시 이와 비슷한 전략을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