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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헝가리 공장 양산 연기.. 터키로 생산 무게추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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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헝가리 공장 양산 연기.. 터키로 생산 무게추 이동

헝가리 2026년으로 늦추고, 터키서 내년부터 차량 생산 돌입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7-23 06:44

BYD 전기차 모델 라인업이미지 확대보기
BYD 전기차 모델 라인업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BYD가 유럽 생산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당초 대규모 생산 거점으로 낙점했던 헝가리 공장의 양산 시점을 2026년으로 늦추고, 초기 2년간은 생산 능력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으로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건비가 저렴한 터키에서는 예상보다 훨씬 빠른 내년부터 차량 생산에 돌입한다. 생산 계획도 발표된 물량을 크게 웃돌게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BYD의 전략 수정은 유럽연합(EU)에 예상치 못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EU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고용 창출을 기대했다. BYD의 헝가리 남부 세게드 공장은 40억 유로(약 6조 4900억 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6년 대량 생산을 목표로 했지만 연간 수만 대의 차량만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초기 생산 능력인 15만 대는 물론, 최종 목표치인 30만 대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공장 가동 시점은 오는 10월로 예정되어 있지만, 대량 생산 시기에 대한 BYD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세게드 공장의 생산량은 2027년에 늘어날 예정이지만, 여전히 계획된 용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 BYD 유럽 생산의 새 전진기지 부상


헝가리 공장의 지연과는 대조적으로 터키 공장은 훨씬 빠르게 가동될 예정이다. 당초 2026년 말 생산 시작을 목표로 했던 10억 달러(약 1조3800억 원) 규모 터키 공장은 연간 15만 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내년부터 헝가리 공장보다 더 많은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터키 서부 마니사에 위치한 이 공장의 생산량은 2027년에 15만 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며, 2028년에는 다시 한번 대폭 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이러한 생산 계획 변경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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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전기차 생산 공장


터키, 저렴한 생산 비용에 유럽 판매 무관세


BYD가 헝가리에 공장을 건설하는 주된 이유는 유럽에서 무관세로 차량을 판매하기 위함이다. 현재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BYD 차량은 중국산이다. 표준 10% 관세 외에 중국산 EV 수입에 대한 EU 보조금 금지 관세가 추가되어 총 27%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터키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유럽으로 수출될 경우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이번 생산 전략의 변화는 징벌적 관세를 피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높은 임금과 에너지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딜레마를 여실히 보여준다. 헝가리는 우파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주도 하에 중국의 중요한 무역 및 투자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BYD 유럽 사업의 본부가 될 예정이었다. 반면 터키는 오랫동안 토요타, 스텔란티스, 포드, 현대, 르노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저가 제조 허브 역할을 해왔다. 지난 3월에는 중국 체리(Chery)가 터키에 연간 20만 대 생산 규모의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BYD 유럽서 전략적 실수.. 사업 재정비 나서


BYD는 자국 시장인 중국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에 직면하며 중국 외 시장으로의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달 로이터 통신은 BYD가 일부 공장의 교대 근무를 줄이고 신규 생산 라인 추가를 지연하는 등 중국 내 확장 속도를 늦췄다고 보도했다. 이번 생산 계획 변경은 BYD가 유럽 시장에서 딜러 확보 미흡, 현지 시장 전문가 고용 부족, 완전 전기차에 대한 저항이 있는 시장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적절히 제공하지 못한 점 등 전략적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유럽 사업 재정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유럽 경쟁사 모델보다 저렴한 BYD의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이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BYD의 유럽 판매량이 2024년 8만 03000 대에서 올해 18만6000 대로 증가하고, 2029년까지 40만 대 미만으로 다시 두 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BYD는 브라질 공장의 가동을 늘리고 있지만, 건설 과정에서 중국 계약업체와 관련된 노동 착취 혐의로 브라질 검찰에 고소당하기도 했다. 헝가리 세게드 공장의 경우, BYD는 지난해 9월까지 생산 라인 기계를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몇 달간 중국 제조 허브의 생산 라인 툴링 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게드 공장에서 어떤 모델을 생산할지에 대한 BYD의 계획은 유동적이다. 지난해 경영진은 아토(Atto) 2, 아토 3, 돌핀(Dolphin) 등 다양한 모델 생산 가능성을 언급했으며, 소식통에 따르면 아토 3, 돌핀, 그리고 곧 출시될 저가형 시걸(Seagull) 모델을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터키에서는 완전 전기 실(Seal) U SUV인 실리온(Sealion) 5, 그리고 두 가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실 U Dmi와 실 06 Dm-i를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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