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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미국서 세단 등 7개 모델 판매 중단·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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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미국서 세단 등 7개 모델 판매 중단·축소

트럼프발 관세 폭탄 못견뎌.. S60, S90, ES90, EX40, EX30 등 포함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7-17 08:47

볼보자동차 모델 라인업이미지 확대보기
볼보자동차 모델 라인업
볼보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 세단, 왜건과 전기차 등 7개 모델 판매를 중단하거나 축소한다. 17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볼보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했던 관세가 자동차 업계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볼보자동차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전략을 대폭 축소했다. 볼보는 S60, S90, ES90 세단 3종과 V90 스테이션 왜건, 전기차 EX40, 그리고 저가형 EX30 단일 모터 버전 등 총 7개 모델이 해당된다고 밝혔다. 수익성 악화로 인해 다양한 모델을 판매하기 어려워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지리자동차 소유의 스웨덴 자동차 회사 볼보는 최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 내 세단과 스테이션 왜건 모델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이들 모델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밝혔다. 볼보는 유럽과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이 많아 관세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입는 자동차 제조업체 중 하나다. 지난 4월 1일(현지 시각)부터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된 차량에 부과되는 수입 관세는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판매 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유럽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27.5%의 미국 관세와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100% 이상의 관세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제품 전략을 재고하게 만들었다. 애스턴 마틴은 미국 수출을 제한하고, 닛산은 캐나다 수출용 차량의 미국 생산을 중단하는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경세 부담을 스스로 흡수하거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해당 모델의 미국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의류 및 장난감과 같은 다른 산업에서도 유사한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공급망 전문업체 SC 인사이트의 공동 설립자 앤디 레일랜드는 "미국 판매를 줄이려면 판매하는 제품에서 더 많은 가치를 뽑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볼보자동차는 이제 전 세계 13개 모델 중 약 절반 수준인 6개 모델만 미국 시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V60 스테이션 왜건을 제외하고는 미국에서 SUV만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이는 미국에서 세단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볼보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S60 생산은 지난해 중단됐고, 중국산 S90 판매는 이미 중단된 상태다. 볼보는 월요일(현지 시각) 새로운 ES90 세단 역시 미국에서 수익성 있게 판매될 수 없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요 감소로 인해 남은 스테이션 왜건 중 하나인 V90도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볼보자동차는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EX40의 판매도 일시적으로 중단되었지만 "곧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회사는 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볼보의 주력 보급형 SUV인 EX30에 대한 야심도 꺾였다. EX30은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됐던 모델이다. 볼보는 미국 구매자들에게 테슬라 모델 3와 비슷한 3만5000 달러(약 4800만 원)의 저렴한 단일 모터 버전 대신 4만6195달러(약 6400만 원)의 더 비싼 듀얼 모터 버전만 제공하고 있다.

관세에 직면했을 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고마진 모델 판매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애스턴 마틴의 전 CEO 앤디 팔머는 그러한 전략이 엇갈린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팔머는 "일부 고객은 다른 회사로 가거나, 원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은 모델을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로리다에서 볼보를 판매하는 월러스 오토모티브 그룹의 빌 월러스는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를 빠르게 선택한다고 확인했다. 그는 "결국 고급 모델이라 할지라도 BMW, 렉서스 또는 유사 모델과 할부금을 비교할 것이고, 조금 더 높으면 비즈니스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이후 볼보는 소프트웨어 버그, 공급망 문제, 관세 관련 지연 등으로 인해 주력 전기차 EX30과 EX90의 출시가 늦어졌다. 2024년 인도 개시 시점에는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가격이 급등했으며 새로운 관세가 적용됐다. 월러스는 "고객들은 볼보를 좋아하지만, 지금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놓여 있다"고 언급했다.

볼보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 생산되지만, 고급 모델인 EX90은 부품 대부분이 유럽산이라 25%의 관세가 부과되어 타격을 입고 있다. EX90은 8만1290달러(약 1억1200만 원)부터 시작하지만, 2025년 상반기에 2000 대 미만으로 판매되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연간 최대 15만 대 차량을 생산할 수 있다. 볼보는 16(현지 시각) 2026년에 인기 SUV XC60 하이브리드를 이 공장에서 추가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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