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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 '부상'…美 신차 3대 중 1대는 하이브리드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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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춤, 하이브리드 '부상'…美 신차 3대 중 1대는 하이브리드 될 듯

뱅크 오브 아메리카 '카 워즈' 보고서…관세, 인센티브 변화, 수요 둔화 등 복합적 요인 작용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10 15:46

산타페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산타페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한동안 완전 전기차(EV)로 전환에 박차를 가하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최근 전략을 수정, 하이브리드 차량(HEV) 출시를 대폭 늘리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인사이드EVs가 보도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최신 '카 워즈(Car Wars)' 보고서는 이러한 변화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며, 앞으로 몇 년간 미국 시장에 훨씬 더 많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자동차 산업은 '전례 없는 전기차 헤드 페이크(속임수 동작)'로 인해 제품 계획에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관세 문제, 연방 차원의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 및 효율성 규제 완화 가능성, 그리고 예상보다 둔화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자동차 제조사들을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은 보고서에서 "향후 4년 이상은 제품 전략에서 가장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전기차 성장이 어려움을 겪는 이 시점에 미국 소비자들은 대거 출시될 새로운 하이브리드 모델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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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 모델 라인업


하이브리드 신차 비중 급증…EV는 감소 추세


수년간 완전 전기차에 강력하게 집중했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제 '속도 조절'에 나서며 일부 전기차 출시 계획을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점점 더 선호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새로운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분석에 따르면, 2026년부터 2029년형 모델 기간 동안 자동차 제조사들은 미국에서 58개 하이브리드, 71개 전기차, 그리고 81개 내연기관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출시될 신차 수만 보면 전기차가 여전히 하이브리드를 앞서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바로 '추세선'이다.

연구 기간 동안 하이브리드는 전체 신차 출시에서 28%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4년 20%, 2023년 17%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반면, 전기차의 비중은 지난해 40%, 2023년 44%에서 34%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애널리스트들은 "많은 소비자들이 더 효율적인 차량을 찾지만 전기차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하이브리드가 더 관련성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얼리 어답터(초기 이용자)들이 이미 전기차를 구매한 상황에서, 일반 대중에게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은 업계 예상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이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충전 인프라 걱정이 없는 하이브리드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자동차 회사들도 이러한 소비자 심리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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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유콘


정책 변화와 제조사별 전략 선회


다가오는 정책 변화 역시 자동차 제조사들의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 규제가 완화되고 전기차 친화적인 인센티브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미래에는, 현재 대부분 수익에 걸림돌이 되는 전기차에 많은 투자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이브리드는 가스 요금과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비평가들은 전기차만큼 친환경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어떤 브랜드가 하이브리드를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을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제너럴 모터스(GM)가 2029년까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GMC 유콘, 쉐보레 타호의 전기차 버전을 포함하여 9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하이브리드를 대폭 건너뛰고 전기차 라인업으로 바로 전환할 계획이었던 GM은 이제 일부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며 전략을 선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스텔란티스에서 9개, 현대자동차그룹에서 8개, 그리고 하이브리드 시장의 선두주자인 토요타에서 8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파이프라인이 약한 회사로는 닛산(Nissan)과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가 꼽혔는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이들 브랜드에서 각각 하나의 하이브리드 모델만을 예상하고 있다.

2028년 하이브리드 시장 점유율 20% 예상.. 지속 성장 기대

이러한 추세는 2028년 미국에서 약 340만 대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로 이어져 전체 시장 점유율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성장할 여지가 훨씬 더 많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서 더 깨끗한 자동차 미래에 긍정적인 소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내재된 하이브리드 침투율은 전기차 판매 정체에 대응하여 구축되고 있는 상대적 과대광고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간단히 말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에 더 많은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하이브리드가 당분간 전기차 전환의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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