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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진의 나탔수] KGM 토레스 HEV, 익숙함에 전동화 감성 더한 '새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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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나연진의 나탔수] KGM 토레스 HEV, 익숙함에 전동화 감성 더한 '새 얼굴'

전면은 익숙하게, 디테일은 새롭게...HEV 감성 입은 정통 SUV
전기차처럼 조용하게, 필요할 땐 강하게...'듀얼 테크 HEV'의 진화
실용성·감성 모두 담았다...패밀리카로도 제격인 공간과 승차감

나연진 기자

기사입력 : 2025-06-10 08:23

나연진 앵커가 토레스 하이브리드 차량 시승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모빌리티 PD이미지 확대보기
나연진 앵커가 토레스 하이브리드 차량 시승 리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모빌리티 PD
토레스가 전동화로 다시 태어났다. KG모빌리티(KGM)의 첫 하이브리드(HEV) 모델인 '토레스 HEV'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웠다. 내연기관 모델의 강인한 디자인을 고스란히 품은 채 새로운 HEV 파워트레인과 미래지향적인 감성을 더했다.

시승한 차량은 T7 트림으로 외장은 '그랜드화이트(WAA)' 색상, 내장은 블랙 인테리어가 적용된 모델이다. 제법 긴 시간 시승 기회가 주어져 도심 주행부터 장거리 고속도로까지 경험했다. '전동화 시대의 정통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이란 말에 어떤 무게가 담겨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

첫인상은 단연 '토레스답다'라는 정의가 만들어진다. 전면부에 북두칠성 모티브의 LED 주간주행등(DRL), 측면부의 직선 캐릭터 라인, 후면부의 육각형 스페어타이어 형상 리어 가니쉬 등 기존 토레스의 시그니처 요소를 고스란히 계승했다. 그럼에도 전면 범퍼와 라디에이터 그릴, 범퍼 하단에 숨겨진 하이브리드 전용 디테일은 전동화 모델만의 차별성을 부드럽게 드러낸다.

짧은 세로 격자형 그릴은 더욱 와일드한 이미지를 살리면서도 LED 헤드램프와 자연스럽게 연결돼 날렵하고 스포티한 인상을 준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측면 휠하우스의 각진 가니쉬와 20인치 다이아몬드 컷팅휠의 조화다. 튼튼하면서도 세련된 SUV 스타일링의 정수를 보여준다.

후면부는 말 그대로 '정통 SUV'를 표방한다. 육각형 스페어 타이어 모양의 트렁크 가니쉬와 태극 문양에서 착안한 리어램프는 토레스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파노라마처럼 연결된 와이드 디스플레이다. 시인성이 만족스러웠으나 조작 편의성은 터치식이 대부분이라 다소 아쉬웠다. 센터페시아는 심플한 수평형 구조로 설계돼 SUV 특유의 개방감이 극대화했다. 소재 질감과 버튼 감촉도 준수한 편이다.

32가지 컬러로 조절 가능한 엠비언트 라이트는 주행 중에도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해줬다. 다만 전반적인 인테리어 구성은 '기능에 충실한 실용주의'에 가깝다. 화려함보다 사용성과 편안함에 집중한 모습이다.

공간 활용성도 만족스러웠다. 뒷좌석 리클라이닝 각도와 시트 쿠션은 장거리 운전에도 무리가 없을 만큼 편했다. 기본 적재 공간은 687리터, 2열 폴딩 시 최대 1510리터로 캠핑이나 차박에도 손색없다.

이번 시승의 핵심은 단연 'HEV 시스템'이다. 토레스 HEV는 새롭게 개발한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용 듀얼 모터 시스템, 대용량 1.83kWh 배터리를 결합한 '듀얼 테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도심 주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정숙성이다. 시속 30km 이하 저속 주행에서 94% 이상 EV 모드로 작동하며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감각을 재현한다. 출퇴근 시간대 복잡한 도심에서도 스르륵 밀고 나가는 감각은 디젤차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모터에 엔진 출력이 보조되며 최고 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퍼포먼스를 낸다. 급가속 구간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특히 e-DHT 하이브리드 전용 듀얼 모터 변속기의 변속 타이밍이 매끄러워 중속 영역 가속감도 탁월하다.

3가지 주행 모드(ECO, NORMAL, SPORT)와 회생제동 강도 조절 기능은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ECO 모드에서는 연비 위주의 조용한 주행이 가능하고 SPORT 모드에서는 반응성이 한층 살아난다. 시승 중 기록한 연비는 약 리터당 15.3km로 공인 복합연비(리터당 15.7km)에 근접했다.

정숙성에서 차의 진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엔진룸 흡차음재, 휠하우스, 바닥 댐핑재 등 NVH 설계에 공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고속 주행에서도 풍절음은 잘 차단됐고, 노면 소음 유입도 최소화됐다. 승차감은 단단하면서도 충격 흡수가 잘 돼 있어 영유아를 태운 패밀리카로도 크게 문제 없을 것 같다.

서스펜션 세팅은 전형적인 도심형 SUV 스타일이다. 잦은 코너에서도 차체 흔들림을 잘 잡아줬다. 스티어링 휠 조향감도 적당히 묵직해 안정적이었다.

'모두의 하이브리드'라는 KGM의 슬로건처럼 토레스 HEV는 전기차처럼 조용하고 경제적인 주행감, SUV 특유의 실용성과 스포티한 디자인을 고루 갖췄다. 전기차의 감성과 효율성을 원하지만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부담을 느끼던 소비자들이나 생애 첫 차로도 제격인 차량이라고 감히 평가한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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