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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럼프와 '브로맨스' 끝?.. '세금·지출 법안'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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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트럼프와 '브로맨스' 끝?.. '세금·지출 법안' 맹비난

트럼프 자문 역할 종료 후 공개 비판.. 테슬라 EV 인센티브 축소 등 영향 우려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04 09:28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세금 및 지출 법안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고 3일(현지시각) 인베스터스가 밝혔다.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인 이 법안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전기차(EV) 보급을 지원하던 여러 세금 공제 및 정책들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테슬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역겨운 혐오물"…머스크, 트럼프 세금 법안 맹공


머스크는 지난 화요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X(구 트위터)에 "미안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트럼프의 세금 및 지출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거대하고 터무니없으며 포크(pork-filled, 특정 지역이나 단체에 이익을 주기 위한 불필요한 예산 지출)로 가득 찬 의회 지출 법안은 역겨운 혐오물이다. 이에 찬성표를 던진 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당신들은 잘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머스크는 곧바로 트럼프의 세금 법안이 "이미 거대한 예산 적자를 2조 5천억 달러(!!!)로 막대하게 증가시켜 미국 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와 머스크의 결별…정치 관여 '브랜드 손상' 우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고 칭한 대규모 지출 법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 역할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다. 지난 금요일 머스크는 백악관 자문 역할에서 공식적으로 하차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공개적으로 칭찬한 바 있다.

웨드부시 증권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머스크의 자문 역할 종료가 "테슬라 주주들에게는 귀 기울일 만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브스는 지난주 "트럼프가 머스크가 고문으로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우리는 이번 실험이 테슬라 브랜드에 명백한 손상을 입혔고 자체적인 생명을 얻게 된 후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사실상 끝났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겉으로는 원만한 결별처럼 보였지만, 이후 트럼프는 머스크와 연관된 자레드 아이작맨의 NASA 국장 지명 철회를 단행했다. 아이작맨은 머스크의 동료이자 시프트4(Shift4)의 억만장자 설립자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금요일 머스크와 트럼프 행정부 내 다른 인사들 간의 마찰을 상세히 보도했으며, 트럼프가 머스크를 보좌관들에게 '50% 천재, 50% 소년'이라고 묘사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세금 법안, 테슬라와 EV 산업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가 하원을 통과시킨 세금 법안은 여러 면에서 테슬라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법안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주요 조항들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대 7500 달러(약 1000만 원)에 달하는 EV 구매 세금 공제를 비롯한 많은 인센티브가 포함되어 있다.

이 법안은 EV 인센티브를 폐지하는 동시에, 연방 고속도로 관리국(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이 EV 차량에 연간 250 달러(약 34만 원), 하이브리드 차량에 연간 100 달러(약 13만 원)의 등록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 이 조항은 EV 운전자가 휘발유세 대신 미국 도로 유지 보수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현재 37개 주에서 이미 연간 50 달러(약 6만5000 원)에서 250달러(약 34만 원),에 이르는 EV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또한, 하원 공화당의 세금 법안은 IRA의 '첨단 제조 생산 세액 공제'를 제한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클린 에너지 투자 축소.. 테슬라 배터리 사업에도 타격


이 법안은 IRA의 클린 에너지 저장 조항, 예를 들어 클린 전기 투자 세액 공제도 폐지한다. 현행법에 따르면 전기 시설 또는 에너지 저장 기술에 대한 적격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가 제공된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클린 전기 투자 세액 공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다. 2029년에 가동되는 시설에 대해 20% 공제 축소, 2030년에 가동되는 시설에 대해 40% 축소, 그리고 2031년에는 60% 축소된다. 이 세금 공제는 2031년 말에 완전히 종료된다.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저장 사업을 위해 이러한 IRA 조항들을 활용해왔다.

한편, 하원 법안은 2025년 말에 주거용 클린 에너지 공제도 없앤다. 테슬라는 지난 5월 28일 공식 X 페이지에 "에너지 세액 공제를 갑자기 종료하는 것은 미국의 에너지 독립과 전력망의 신뢰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게시하며 우려를 표명했다.

테슬라 주가, 정치적 리스크 속 변동성 확대


테슬라 주가는 화요일 주식 시장에서 약 0.5% 상승하며 초기 상승분을 반납한 344.27달러를 기록했다. 월요일에는 333.33달러까지 하락한 후 약 1% 하락한 342.69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에는 3.3% 하락했지만 주간으로는 2.1% 상승했으며, 5월 한 달간 22.8% 상승세를 보였다.

현재 TSLA 주가는 매수 시점인 354.99달러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는 IBD 리더보드 주식 목록에 올라있다.

올해 초 로보택시 기대감으로 1분기 컨퍼런스 콜 이후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는 여전히 올해 약 15% 하락한 상태다. 12월 18일 기록했던 최고점인 488.54달러 대비 약 30% 낮은 수준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 20일 블룸버그 카타르 경제 포럼 인터뷰에서 정치적 스펙트럼의 좌우 소비자들을 언급하며 "우리는 아마 좌측에서 일부 판매량을 잃었을 수 있지만, 우측에서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판매량은 강하며, 수요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이며 테슬라 주가가 테슬라 EV 판매가 잘 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우리의 주식이 역대 최고가 근처에서 거래되지 않았다면 상황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괜찮다, 걱정하지 마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려 했다.

테슬라 주가는 21일 평균 실제 변동폭(ATR)이 4.51%를 기록했다. ATR은 주가의 특징적인 일일 변동폭을 측정하는 지표로, 큰 폭의 일일 등락을 보이는 주식은 높은 ATR을 갖는다. S&P 500과 나스닥은 현재 '파워 트렌드'에 있다.

테슬라 주식은 최고점 99점 중 77점의 종합 평점을 받았다. 캐시 우드가 지원하는 이 주식은 상대 강도(RS) 평점 94점과 EPS(주당순이익) 평점 58점을 기록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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