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2025년식 모델 중 미국 시장에서 1만8330 달러(약 2500만 원)로 가장 저렴한 신차였던 수동 변속기 버사(Versa) 생산을 중단했다고 오토모티브 뉴스가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해 판매된 Versa 중 5% 미만만이 수동 변속기를 장착했으며, 멕시코산 세단에 부과되는 25%의 수입 관세가 이번 단종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생산 중단은 자동차 시장에서 수동 변속기가 점차 자취를 감추는 추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은 수동 변속기 Versa S 모델의 생산이 종료되었음을 확인하며, 나머지 Versa 라인업에 대한 생산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 관계자는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가장 인기 있는 Versa 등급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이 기대하는 바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수동 변속기는 이제 포르쉐 911이나 캐딜락 CT5-V 블랙윙과 같은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희귀한 사양이 되었다. 한때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신차라는 타이틀을 가졌던 5단 수동 변속기 Versa의 시대는 이제 막을 내린 셈이다.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닛산의 멕시코 아과스칼리엔테스 공장에서는 더 이상 수동 변속기 Versa를 조립하지 않고 CVT(무단변속기)가 장착된 모델만 생산하고 있다.
수동 변속기 Versa의 생산 중단에는 두 가지 주요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는 극도로 저조한 판매량이다. 지난해 판매된 4만2589대의 Versa 중 5단 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은 5% 미만에 불과해, 약 2000대만이 수동 변속기를 장착하고 판매되었다. 이는 해당 모델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낮은 수치다.
둘째는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Versa는 이 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1만8330 달러부터 시작하는 수동 변속기 Versa의 가격에 약 4500 달러(약 620만 원)가 추가되는 결과를 낳았다. 고가 차량의 경우 관세 비용을 흡수하고도 이익을 낼 수 있지만, 이윤이 박한 저렴한 자동차의 경우 이러한 가격 인상은 훨씬 더 큰 타격을 준다. 닛산은 내년 3월에 끝나는 회계연도 동안 이 관세로 인해 약 31억 달러(약 4조27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수동 변속기를 제거함으로써 닛산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공장에서 생산해야 하는 모델의 수를 단순화하여 생산 공정을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수동 변속기 모델의 단종은 아쉽지만, 특히 닛산의 최근 재정적 어려움을 고려할 때 이해할 수 있는 결정으로 풀이된다.
수동 변속기 모델이 사라짐에 따라 Versa는 여전히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자동차 중 하나로 남겠지만, 기본 가격은 2만0130 달러(약 2770만 원)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Versa 자체도 그리 오래 시장에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닛산이 세단 라인업을 3개 모델에서 1개 모델로 축소함에 따라 Versa는 내년 내에 단종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센트라(Sentra)는 현재의 센트라와 알티마(Altima)를 모두 대체할 수 있도록 크기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잠재적인 Versa 고객은 대신 2만3220 달러(약 3200만 원)부터 시작하는 킥스(Kicks) SUV로 안내될 것으로 보인다. 닛산의 이러한 전략 변화는 세단 시장의 축소와 SUV 시장의 성장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