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의 새로운 플래그십 SUV,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직후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성 폄하 논란이 있긴 했지만 오히려 이점이 모델을 널리 알리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번에 기자가 시승한 모델은 가솔린 터보 엔진에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 4WD 모델이다. 부드러운 주행감과 안정적인 주행성능을 특징으로 한다.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으로 구성돼 소비자의 선택도 쉽지만은 않다.
이번 시승 모델인 그랑 콜레오스 가솔린 4WD는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르노의 최신형 X-Tronic CVT가 결합됐다. 작은 배기량의 엔진이지만 실제 운전 중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넘나드는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부드럽고 매끄러운 가속감을 선사하며, 승차감과 소음 억제 능력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만했다. 초반 토크가 강하면서도 제법 부드러운 편인데, 이런 느낌은 대략 4단~5단 정도의 중속까지 쭉 이어진다. 다만, 고속에서는 토크감이 조금 줄어든다. 근데, 속도는 생각보다 빨리 차오르는 게 원하는 만큼의 가속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꽤 만족스럽다.
4WD 시스템은 우천 시 미끄러운 노면이나 코너링 구간에서 안정감을 더했다. 코너 진입과 탈출 시 확실한 접지감을 느낄 수 있어 운전자의 자신감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저속과 중속 주행 구간에서의 정숙성은 같은 세그먼트의 차량 중에서도 최상급이었다.
같은 그랑 콜레오스 모델이지만 하이브리드 트림은 전혀 다른 성격을 보인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해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성에 강점이 있는 반면 이번에 시승한 가솔린 4WD 모델은 하이브리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료 효율성에서는 약점이 있다. 대신 더욱 즉각적이고 자연스러운 가속력과 가솔린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주행 특성은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전기 모터 특유의 강력한 저속 토크와 높은 연료 효율성이 돋보였다. 그러나 가솔린 4WD 모델은 저속에서 고속까지 전 영역에서 매끄럽고 정제된 주행감을 제공하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선택지로 보인다.
가솔린 4WD 모델은 도시에서의 부드러운 주행 질감뿐만 아니라, 주말 아웃도어나 여행에서의 다목적 활용성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초기 비용이 조금 더 저렴한 편이며, 유지 관리 측면에서도 비교적 간단하다.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소비자라면 4륜구동 시스템이 있는 가솔린 4WD 모델이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미끄러운 도로와 험로에서의 안정적인 성능은 물론, SUV 본연의 실용성을 최대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심 내 짧은 주행이 대부분이고 연료비 절감과 친환경성에 좀 더 비중을 둔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가솔린 4WD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은 각각 분명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나의 운전 스타일과 생활 패턴을 신중히 고려해 본다면, 그랑 콜레오스는 분명히 최적의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시승은 그 선택의 기준을 명확히 해 주는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