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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차 평균 7천만 원 시대… "이제 차는 부자들만 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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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차 평균 7천만 원 시대… "이제 차는 부자들만 사나요?"

연봉 1억 원 넘어도 신차 구매 주저… 미국 시장 점유율 11% 현대차·기아의 '역설적 기회'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04 12:05

렉서스 IS350 사진=렉서스이미지 확대보기
렉서스 IS350 사진=렉서스
신차 한 대 가격이 7000만 원(5만 달러)을 넘어서는 시대. 미국 자동차 시장이 평범한 직장인들이 범접하기 힘든 ‘부유층의 전유물’로 변하고 있다. 특히 연봉 1억 원(10만 달러) 이하 구매층이 급감하면서, 미국인들에게 '내 차 마련'은 이제 옛말이 되어가는 분위기다.

연봉 1억 원 중산층 비중 50% → 37%로 뚝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의 2026년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연 소득 10만 달러 미만인 신차 구매자의 비중은 2020년 50%에서 현재 37%로 크게 줄었다. 반면 연 소득 20만 달러(약 2억70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 비중은 같은 기간 18%에서 29%로 늘어났다.

신차 구매의 주도권이 중산층에서 고소득 자산가들로 완전히 넘어간 셈이다. 콕스 오토모티브 수석 경제학자 찰리 체스브로는 "과거와 비교해 현재 신차 시장의 평균적인 구매자는 훨씬 더 부유한 계층"이라고 설명했다.

매달 할부금만 100만 원… 중고차 시장도 '불장'

차량 가격 상승은 살인적인 할부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신차 평균 월 할부금은 약 750달러(약 100만 원)에 달하며, 구매자 5명 중 1명은 매달 1000달러(약 134만 원) 이상을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고차 시장마저 뒤흔들고 있다. 2019년 전체 매물의 절반을 차지했던 '2만 달러(약 2700만 원) 미만' 저가 중고차는 이제 12%도 채 되지 않는다. 평범한 미국인들이 탈 만한 저렴한 차가 시장에서 아예 자취를 감춘 것이다.

현대차·기아, 고물가 속 '역대 최고 점유율 11.3%' 달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고물가 장벽' 속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급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 점유율 11.3%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비결은 '틈새 공략'과 '수익성 방어'의 조화에 있다. 테슬라나 GM 등 경쟁사들이 관세 부담과 비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대폭 올릴 때, 현대차·기아는 조지아주 메타플랜트(HMGMA) 가동 등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며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했다.

동시에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싼타페 등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모델과 하이브리드 차량을 전면에 배치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 고소득층의 수요를 흡수하는 전략을 펼쳤다. 미국 시장이 '비싼 차 위주'로 재편되는 흐름을 역이용한 셈이다.

제조사들의 '서민차 외면'… 소비자 시름 깊어져

하지만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들이 마진이 적은 보급형 세단 생산을 중단하고 고가의 SUV와 전기차에만 집중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자동차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내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극소수의 부유층 소비에만 의존해 판매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위태로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국내 시장 역시 신차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미국의 '차량 양극화' 현상이 남 일 같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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