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은 남고, 성과는 쌓인다”...모먼트스튜디오, ‘세시간전’으로 크리에이터 커머스 공식 수정
이미지 확대보기신성철 모먼트스튜디오 대표가 18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여행을 다녀와 남긴 후기는 대부분 추억으로만 남는다. 그러나 어떤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쌓이고, 실제 수익으로 이어진다. 모먼트스튜디오가 운영하는 성과형 크리에이터 커머스 플랫폼 ‘세시간전’은 이 지점에 주목했다. 여행이라는 특정 영역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일상의 경험 전반을 수익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모먼트스튜디오는 18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세시간전의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 지표, 그리고 AI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고도화 전략을 공개했다. 핵심 메시지는 분명했다. “팔로워 수가 아니라, 실제로 팔렸는가”라는 질문이다.
신성철 모먼트스튜디오 대표는 기존 인플루언서 마케팅 구조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제기했다. 그는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었다”며 “노출과 영향력이 반드시 구매로 이어진다는 전제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세시간전은 이러한 문제 인식에서 출발해 플랫폼의 기준을 바꿨다. 팔로워 규모나 조회 수 대신, 실제 구매 전환 데이터를 중심에 놓았다. 크리에이터가 여행 후기나 상품 사용 경험을 콘텐츠로 남기고 제휴 링크를 삽입하면, 해당 링크를 통해 발생한 판매 성과가 그대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콘텐츠의 신뢰도와 경험의 진정성이 곧 성과로 환산되는 방식이다.
진입 장벽도 낮췄다. 별도의 전문 장비나 대규모 채널 없이도 블로그나 일상 콘텐츠만으로 참여가 가능하다. 실제로 현재 활동 중인 크리에이터 다수는 네이버 블로그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모먼트스튜디오 측은 “전업 크리에이터가 아닌 사람도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성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세시간전에는 약 2만2000명의 크리에이터가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약 7300명이 실제 수익을 경험했다. 크리에이터 1인당 평균 수익은 5만8000원 수준이지만, 상위 그룹에서는 월 수익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기도 한다. 플랫폼이 커질수록 평균 수치는 낮아지지만, 장기적으로 수익을 축적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의 경쟁력은 ‘데이터’에 있다. 세시간전은 클릭이나 노출이 아닌 실제 판매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아고다, 클룩, 트립닷컴, 하나투어, 여기어때 등 주요 여행 플랫폼과 제휴를 맺었고, 최근에는 지그재그, 오늘의집, 컬리 등 라이프스타일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제휴 파트너는 약 30곳에 가깝다.
“기록은 남고, 성과는 쌓인다”...모먼트스튜디오, ‘세시간전’으로 크리에이터 커머스 공식 수정
이미지 확대보기진대연 모먼트스튜디오 CSO가 18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진대연 CSO는 “여행에서 검증된 성과형 구조가 패션과 홈리빙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구매 빈도가 높은 영역일수록 전환 속도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콘텐츠 제작 환경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모먼트스튜디오는 크리에이터의 실제 경험과 문체, 이미지를 학습해 초안을 만들어주는 AI 기반 콘텐츠 도구를 개발했다. 단순 자동 생성이 아니라, ‘경험 기반 콘텐츠’만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 시간은 기존 수 시간에서 15분 내외로 줄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세시간전의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누적 거래액(GMV)은 올해 800억 원을 넘어섰고, 월 거래액은 80억 원대를 기록 중이다. 회사는 최근 외부 마케팅 비용 없이 월간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누적된 콘텐츠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라는 점이 실적 안정성의 배경으로 꼽힌다.
모먼트스튜디오는 여행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경험’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겠다는 구상이다. 여행을 준비하며 옷을 사고, 생활용품을 고르고, 숙소를 예약하는 일련의 소비 경험을 하나의 콘텐츠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했고, 태국과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약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이제는 브랜드가 말하는 시대가 아니라, 경험이 설득하는 시대”라며 “세시간전은 기록이 남고, 그 기록이 다시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