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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동화 SUV의 세대교체...내연기관의 왕좌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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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전동화 SUV의 세대교체...내연기관의 왕좌 위협

럭셔리 SUV 시장, 전동화라는 새 무대 위에서 다시 쓰이는 판도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8-07 09:05

BMW iX M60 사진=BMW이미지 확대보기
BMW iX M60 사진=BMW
럭셔리 SUV 시장은 오랫동안 ‘대배기량 엔진과 토크’라는 내연기관 중심의 공식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메르세데스-벤츠 GLS, BMW X7, 아우디 Q8 같은 플래그십 SUV는 고출력과 정숙성을 결합해 고급 SUV의 기준을 세웠다. 그러나 글로벌 전동화 규제와 보조금 확대가 맞물리면서, 불과 몇 년 사이 럭셔리 SUV 시장은 전동화를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BMW iX, 메르세데스 EQE SUV, 아우디 Q8 e-트론이 그 흐름을 대표하며, 리비안과 루시드 같은 신흥 브랜드도 빠르게 경쟁에 합류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주력 모델의 전동화, BMW·벤츠·아우디의 대응

BMW는 iX를 전용 전기차 아키텍처로 설계해 럭셔리 전동 SUV의 선두에 섰다. 최고출력 523마력의 M60 트림은 강력한 퍼포먼스와 첨단 인테리어로 X5·X7 고객층의 전환을 유도한다.

메르세데스 EQE SUV는 EQS SUV 아래 위치하며 ‘실속형 럭셔리 전기 SUV’를 지향한다. 듀얼 모터 기반의 사륜구동과 500km 이상의 항속거리(WLTP 기준)를 갖췄고, 첨단 디지털 인터페이스로 벤츠 특유의 프리미엄 감각을 전기 SUV에 이식했다.

아우디는 Q8 e-트론으로 전기 SUV 전략을 재정립했다. 106kWh 대형 배터리와 향상된 공력 성능을 통해 주행거리를 550km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전동화 시대에도 아우디 특유의 안정감 있는 ‘콰트로 주행 감각’을 유지했다.

아우디 Q8 e-트론 사진=아우디이미지 확대보기
아우디 Q8 e-트론 사진=아우디

신흥 세력의 부상, 리비안·루시드·BYD

리비안 R1S는 ‘전동화 오프로더’를 내세워 북미에서 주목을 받았다. 835마력 출력과 4모터 독립 구동 시스템은 테슬라 모델 X와 차별화된 개성을 보여준다. 루시드의 그래비티(Gravity)는 최대 700km 항속거리와 고급 인테리어를 결합해 대형 럭셔리 SUV 시장을 정조준한다.

중국의 BYD 역시 양산형 전기 SUV에서 럭셔리 모델까지 확장하며 유럽 진출을 본격화했다. 최근 공개된 양왕(仰望) U8은 4모터 시스템과 독창적 기능으로 기술 경쟁력을 과시했다.

리비안 R1S 사진=리비안이미지 확대보기
리비안 R1S 사진=리비안

디자인과 감성, 전기 SUV의 새 미학

전기 SUV는 내연기관 중심의 디자인 공식을 벗어나 브랜드별 전략적 감각을 반영하고 있다. BMW iX는 미래지향적 전면부와 간결한 실루엣으로, EQE SUV는 공력 성능을 극대화한 유선형 형태로, Q8 e-트론은 아우디 특유의 균형감 있는 라인으로 차별화했다.

실내는 가죽과 우드 대신 친환경 소재와 재활용 직물이 고급감을 대체하며 ‘지속 가능성’을 고급차의 새로운 가치로 제시한다. 또한 대형 디스플레이, 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기반 인터페이스 같은 ‘디지털 럭셔리’ 요소가 전기 SUV의 핵심 체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루시드 그래비티 사진=루시드이미지 확대보기
루시드 그래비티 사진=루시드

유지비와 효율성, 전동화의 실질적 장점

전기 SUV는 내연기관 대비 유지비에서 확실한 강점을 보인다. 연간 유류비 부담이 큰 대형 내연기관 SUV와 달리, 전기 모델은 충전 요금 체계에 따라 운행 비용을 절반 이하로 절감할 수 있다. BMW iX xDrive50의 경우 1회 충전 주행거리(국내 기준 약 447km)와 전비를 고려하면 동일급 내연기관 SUV 대비 최대 60%까지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다만 충전 인프라는 여전히 과제다. 급속 충전망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지역별 편차와 대기 문제는 개선 여지가 남아 있다. 이는 전동화 SUV의 대중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현실적 과제다.

양왕 U8 사진=BYD 이미지 확대보기
양왕 U8 사진=BYD

럭셔리 SUV 시장, 전동화가 새로 쓰는 위계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럭셔리 SUV 시장의 70% 이상이 전동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내연기관 SUV는 점차 소수의 특수 수요층으로 축소되고, 전기 SUV가 럭셔리 시장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테슬라가 개척한 기술 주도형 EV 시장은 이제 BMW, 메르세데스, 아우디 등 전통 강자들에 의해 감성과 품질 중심의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

전동화는 럭셔리 SUV의 정의를 다시 쓰고 있다. 조용하지만 강력한 주행 성능, 디지털 경험, 그리고 친환경 가치까지, 새로운 고급차의 기준이 빠르게 자리 잡는 중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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