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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연진의 나탔수] 999대만 허락된 블랙 감성,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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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나연진의 나탔수] 999대만 허락된 블랙 감성,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

999대 한정, 블랙 감성 입은 하이브리드 SUV
세련된 내·외관에 실용성과 감성 더해
주행 성능과 희소성 모두 갖춘 '한정판' SUV

나연진 기자

기사입력 : 2025-07-01 10:22

나연진 앵커가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 차량 옆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모빌리티 PD이미지 확대보기
나연진 앵커가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 차량 옆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병주 글로벌모빌리티 PD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도 '감성'이란 단어가 어울릴 수 있구나." 그랑 콜레오스 에스프리 알핀 누아르를 마주한 순간 이같은 생각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지난 6월 5일 파주 헤이리마을 일대에서 만난 999대 한정 하이브리드 SUV는 단순히 특별판이라는 말로는 부족했다. 블랙 컬러에 담긴 고급스러움, 세밀하게 조율된 주행감, 그리고 조용한 존재감은 SUV가 꼭 크고 강해 보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부터 마치 '특별한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차가 주는 희소성과 감성의 결이 남다르다.

전면부는 올 블랙 로장주 패턴 그릴과 하이글로시 블랙 몰딩으로 기존 에스프리 알핀보다 한층 더 정제된 느낌을 준다. 매트와 글로시 블랙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상을 완성했다. 20인치 피크 알로이 블랙 휠은 시각적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며 측면 블랙 사이드 스텝과 루프, 리어 스포일러까지 이어지는 블랙 액센트가 차량 전체를 하나의 '누아르' 오브제로 만든다.

실내에 들어서면 프렌치 감성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블랙 톤을 바탕으로 블루 스티치와 알칸타라 소재가 조화를 이룬다.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묻어난다. '블랙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깨뜨린다. 센터페시아와 도어 트림, 시트 곳곳에 새겨진 알핀 로고는 이 차가 단순한 콜레오스가 아니라는 것을 조용히 말해준다. 차량마다 부여된 1부터 999까지의 고유 넘버 플레이트는 운전자에게 '세상에 단 하나'라는 특별한 존재감을 안긴다.

주행을 시작하면 감성은 이내 성능으로 바뀐다. 이 차는 겉모습만 스페셜한 게 아니다. 그랑 콜레오스 누아르는 2.0리터 터보 직분사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3.2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저속 구간에서는 EV 모드로 조용하고 부드럽게 달린다. 고속 영역에선 전기와 엔진이 유기적으로 작동해 단단한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속 페달을 깊이 밟지 않아도 도심 주행은 여유로웠고 고속도로에서는 묵직한 차체가 안정감을 더해줬다. 정숙성과 응답성 모두 만족스러웠다.

트렁크 공간도 인상적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적재공간과 플랫한 플로어 구조가 유지돼 캠핑, 골프 등 여가 활동에도 충분한 활용이 가능했다. 2열 바디케어 시트는 안마 기능까지 갖춰 긴 여정에서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실용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SUV다.

이 차는 단지 '999대 한정판'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그 특별함에 걸맞은 디테일과 주행성능, 감성까지 함께 갖췄기 때문에 진짜 의미가 있다. 파워트레인부터 소재, 배치, 주행감까지 모든 것이 섬세하게 설계됐고 결과적으로는 'SUV도 이렇게 감성적일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남겼다.

시승을 마치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괜히 아쉬움이 남았다. 나만 알고 싶은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999대는 모두 주인을 만났고 지금은 중고차 시장에서나 볼 수 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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