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으로 전략을 일부 수정하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전기차(EV) 중심의 노선을 고수하는 브랜드들도 있다. 이들은 ‘일시적 후퇴는 있어도, 방향 자체는 틀 수 없다’는 입장이다. EV 기술 고도화와 전용 플랫폼 확대, 소프트웨어 중심의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테슬라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하이브리드는 단기적 해결책일 뿐이며, 궁극의 종착지는 여전히 전기차”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모델3와 모델Y를 앞세운 볼륨 전략을 유지하는 한편, FSD(완전 자율주행) 시스템과 독자 OS 생태계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이 흐름은 전통 자동차 브랜드가 따라가기 어려운 테슬라만의 강점으로 평가된다.
BYD도 EV 중심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듀얼 모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모델로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내수 기준으로는 이미 순수전기차가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e-Platform 3.0’ 기반으로 저가형부터 고급 모델까지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유럽과 한국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 중이다. BYD는 하이브리드를 통해 당장의 수익을 확보하면서도, 전략의 핵심은 여전히 ‘EV 대중화’에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전기차 중심의 노선을 고수한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브랜드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아이오닉, EV 시리즈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는 물론, 소프트웨어 플랫폼 통합 프로젝트인 ‘CCOS(Connected Car Operating System)’는 자동차의 미래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국내외 전기차 전용 충전 인프라 투자 역시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전략 수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현실이지만,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은 과도기의 선택일 수는 있어도, 결국 누가 EV 시대에 먼저 적응하고 그 안에서 지속가능한 수익 구조를 만들어내느냐가 진짜 승패를 가를 것이다. 전동화의 속도가 다를 뿐, 방향은 여전히 전기를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