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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싼 차’ 이미지 넘고 진짜 경쟁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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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싼 차’ 이미지 넘고 진짜 경쟁자로

BYD 씰의 출격, 아토3의 실적…지커·샤오미가 준비 중인 다음 무브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7-05 09:05

지커 001 사진=지커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001 사진=지커
한국 전기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본격적인 움직임이 있다. 특히 이번에 BYD가 중형 세단 ‘씰(Seal)’을 출시하면서, 단순히 저가 보급형 모델이 아닌 프리미엄 전기 세단 시장까지 넘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미 그 이전에 출시한 소형 전기 SUV ‘아토3’는 올해 4월 첫 출고 이후 한 달 만에 543대가 등록되며 테슬라 모델Y를 제치고 수입 전기차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이후 1.5개월 만에 누적 출고 1000대를 돌파하며 빠른 속도로 소비자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아토3는 가격만 내세운 차량이 아니었다. 약 2000만 원대 실구매가에도 불구하고 휠베이스 2720mm의 공간, 독특한 실내 디자인, 탄탄한 기본 사양, 충전 크레딧 등 실질적인 사용자 경험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이로써 BYD는 ‘실제로 잘 팔리는 중국차’를 한국 시장에서 증명한 첫 사례가 됐다.

이러한 BYD의 성과는 다른 중국계 전기차 브랜드들의 한국 진출에도 탄력을 주고 있다. 지커(Zeekr)는 2025년 말 한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공식 준비에 들어갔다. 지커는 볼보·폴스타와 같은 지리차 계열 브랜드로, 디자인과 주행 성능 면에서 유럽 브랜드와 유사한 감성을 갖고 있다. 프리미엄 전기 세단 ‘007’과 대형 SUV ‘X’ 등을 한국 시장에 들여올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경기권 전시장 확보도 병행 중이다. 또 다른 주자는 샤오미다. 가전과 스마트폰으로 잘 알려진 샤오미는 최근 전기 세단 ‘SU7’을 공개하며 자동차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SU7은 800km 이상의 주행거리와 자율주행 기반 소프트웨어를 무기로 내세우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초기 반응은 폭발적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글로벌 확대 전략 속에 한국도 타깃 국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과거처럼 ‘값싸고 단순한 차’로 접근하지 않는다. 퍼포먼스, 디자인, 소프트웨어, 그리고 플랫폼 기술까지 전방위적으로 진화한 전략을 갖추고 시장에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은 존재한다. 브랜드 인지도와 서비스 인프라 부족, 충전기 호환성, 잔존가치에 대한 우려 등이 그것이다. BYD는 이를 의식하듯 전국 전시장을 빠르게 확대 중이고, 애프터서비스 체계를 고도화하며 충전 혜택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고객 접점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더이상 테슬라와 현대차만의 무대가 아니다. 중국 브랜드들의 본격적인 경쟁 참여는 소비자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시장 전체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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