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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s Inside] 벤츠코리아, 숫자로 본 '럭셔리 1등'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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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s Inside] 벤츠코리아, 숫자로 본 '럭셔리 1등'의 모든 것

한국 수입차 시장의 질주와 혁신
수입차 시장 최초 연간 7만대 돌파
전동화 모델 판매 8배 증가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0-05 09:05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QE 세단 사진=메르세데스-벤츠
한국 수입차 시장의 역사를 벤츠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1990년대 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름으로 조용히 시작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제 매년 7만 대 이상을 판매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의 상징이 됐다. 지난 20여 년간의 수치를 따라가 보면, 벤츠코리아의 성장은 숫자 그 자체로 하나의 산업 보고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2만 대에서 8만 대까지, 벤츠의 성장 곡선

출범 초기 연간 2만 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2012년 2만389대, 2017년 6만 대를 넘어서며 불과 5년 만에 약 3배 성장했다.

2018년에는 7만798대, 2019년에는 7만8133대로 최고치를 기록하며 한국 수입차 시장의 ‘절대 강자’로 자리 잡았다. 2019년 당시 벤츠는 전체 수입차의 약 30%를 점유했고, E클래스는 3만9782대가 팔려 국산 준중형차인 K5(3만9668대)보다 많이 팔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2020년 7만6879대, 2021년 7만6152대를 기록하며 3년 연속 ‘7만 대 클럽’을 달성했고, 2022년에는 8만 대 수준으로 회복했다. 2023년에는 7만6700여 대로 근소하게 BMW에 1위를 내줬지만, 여전히 연간 7만 대대 판매를 유지하며 수입차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다.

■ E클래스, 수입차를 ‘국산차처럼’ 만든 차

벤츠코리아의 상징은 단연 E클래스다.

2016년 9세대 모델 출시 이후 3년 만에 누적 10만 대를 돌파했고, 2019년에는 연간 4만 대 가까이 팔리며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23년에도 E 250 모델이 1만2326대가 등록돼 수입차 중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지켰다. 이외에도 C클래스, GLC, S클래스가 각각 세단·SUV 부문을 뒷받침하며 벤츠의 판매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 EQ 브랜드, 전동화로 이어진 성공 방정식

벤츠코리아는 전동화 전환에서도 가장 빠른 행보를 보였다.

2019년 EQC 400을 시작으로 EQA, EQB, EQS, 그리고 7인승 전기 SUV EQS SUV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2022년 벤츠코리아의 전기차 판매는 2020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EQ 시리즈는 럭셔리와 기술을 결합한 벤츠의 미래 전략의 상징으로, EQS SUV의 경우 최고출력 400kW, 107.1kWh 배터리, 최대 458km 주행거리 등으로 ‘럭셔리 EV의 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 딜러망과 서비스 — “차를 판 후가 진짜 시작”

벤츠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중 가장 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한다. 전국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지속 확충하며, ‘익스프레스 서비스’ 도입과 350억 원 규모의 부품 물류센터 확장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 온라인 쇼룸, 파이낸셜 서비스까지 결합한 ‘원스톱 럭셔리 경험’을 구축했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인테리어 사진=메르세데스-벤츠이미지 확대보기
메르세데스-벤츠 EQE 인테리어 사진=메르세데스-벤츠

■ 고객층 변화 — 30대부터 50대까지, ‘럭셔리의 세대교체’

E클래스가 젊어진 덕분에 고객층도 달라졌다. 9세대 모델 이후 디자인과 인포테인먼트가 젊은 감성으로 변하며 주요 구매층이 50대에서 30~40대로 확장됐다. SUV 라인업 강화로 가족 단위, 여성 운전자 고객도 늘었다. 벤츠가 단순한 ‘중장년의 상징’에서 ‘성공한 젊은 세대의 목표’로 인식이 바뀐 시점이 바로 이 시기다.

■ 마케팅 — 럭셔리를 경험하게 하다

벤츠코리아의 마케팅은 ‘차를 넘어 문화로’라는 철학이 담겨 있다.

리움미술관 전시 후원, 메르세데스 트로피 골프대회, 프랑스 현대미술가 협업,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발행 등으로 브랜드의 문화를 확장했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기브앤(Give&) 캠페인’을 통해 어린이 안전캠페인, 지역봉사, 김장 나눔 등 사회적 책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리더십의 계보 — 20년을 만든 네 명의 수장

첫 대표 이보 마울(Eibo Maul, 2003~2007) 은 벤츠를 수입차 1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그는 부품가 25% 인하, 3000만 원대 B클래스 출시로 ‘친근한 벤츠’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2015~2020) 사장 시절, 벤츠코리아는 사상 처음 연 7만 대를 돌파했고, E클래스 누적 10만 대 판매와 4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그는 사회공헌 캠페인을 강화해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토마스 클라인(2021~2023) 사장은 디지털 판매 플랫폼을 강화하고, 전기차 판매를 8배 끌어올렸다. 현재 마티아스 바이틀(2023~ ) 대표는 신모델 출시와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며 ‘포스트 성장기’를 준비 중이다.

■ 한국 시장에서의 의미

벤츠코리아는 단순한 수입차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 시장의 고급차 문화를 만든 브랜드다. “E클래스가 없으면 수입차 시장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시장의 기준이자 지표로 작용해왔다. 전동화, 디지털 전환, 고객 세대 교체라는 세 축 위에서 벤츠는 여전히 진화 중이다. 수입차 판매 1위를 내준 지금도, 그들의 숫자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언어로 남아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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