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시장의 침체기 속에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이 조지아에 50억 달러(약 6조 8900억 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고 16일(현지 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시장 경쟁 심화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지만, 리비안은 이번 공장 건설을 통해 수익성과 대량 생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리비안은 이날 애틀랜타 동쪽에서 조지아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세금 공제 철회를 추진해 9월 30일부터 구매자들이 더 이상 최대 7500 달러(약 1000만 원)의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나온 행보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CEO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환경이나 세금 인센티브 때문에 차를 팔지 않는다"고 말했다. "R2는 그저 우연히 전기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R2는 놀라운 오프로드 머신"이라고 강조했다. R2는 4만 5000 달러(약 62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대중적인 모델이다. 일리노이 공장에서 먼저 생산될 예정이다.
조지아 공장 건설은 리비안의 생존과 성패를 가를 핵심 프로젝트다. 현재 일리노이 공장에서 생산 중인 R1T 픽업트럭과 R1S SUV는 가격이 7만 1000 달러(약 9780만 원)부터 시작하는 고가 모델이다.
하지만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이 필수적이다. 리비안은 일리노이 공장에서 연간 21만 5000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R2와 R3 같은 저가 모델이 성공한다면 더 많은 생산 능력이 필요하다.
스캐린지 CEO는 조지아 공장에서 2028년부터 연간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리비안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2단계에서는 20만 대를 추가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코멘트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미국의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1.5%에 불과했다.
리비안의 시장 점유율도 3%로 테슬라와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에 크게 뒤처진다. 2021년 기업공개 이후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16억 6000만 달러(약 2조 28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리비안은 테슬라를 제외하고 가장 성공적인 스타트업 제조업체다. 포드의 F-150 라이트닝과 쉐보레 실버라도 등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리비안은 저가 모델로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