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전기차(EV)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인도 브랜드 자산 재단(IBEF)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회계연도에 인도의 E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전기 이륜차 판매량은 21.2%나 늘어났고, 승용차 EV 판매량 역시 18.2% 증가해 10만 대를 넘어섰다.
인도는 단순한 내수 시장을 넘어섰다. 거대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EV 공급망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의 야심은 현재의 판매량을 훨씬 뛰어넘는다. 2030년까지 개인 차량 30%, 상용차 70%, 이륜차 및 삼륜차 80%를 EV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이는 10년 뒤 인도 도로에 8천만 대의 전기차가 달릴 것이라는 야심찬 계획이다.
인도 정부의 '메이드 인 인디아(Make in India)' 프로그램은 이러한 성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완전한 EV 국내 제조를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도다. 모터, e-액슬, 와이어링 하니스, 알루미늄 주물 등 수요가 높은 EV 전용 부품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한국 기업 등 전례 없는 글로벌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18일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제 인도의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OEM(Original Equipment Maker)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수출 주문을 성사시키며 세계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인도의 EV 부품 산업을 이끄는 선두주자들은 구동계부터 전장 부품, 구조 부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해외 전기차 업체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성공적인 EV 전환을 보여주고 있다.
소나(Sona) BLW 정밀 단조품 공급
이 회사는 e-액슬, 트랙션 모터, 차동 어셈블리 등 핵심 구동계 부품을 설계, 제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FY26 1분기 기준, 262억 루피(약 4100억 원)에 달하는 통합 순 주문을 확보했다. 이 중 75%가 EV 프로그램과 관련된 것이다. Sona BLW는 현재 북미 EV 차동 어셈블리 시장에서 1위 공급업체이며,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특정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는 고부가가치 기술 기반 부품에 집중하며, 최소한의 설계 변경만으로 여러 차량 모델에 부품을 공급한다. 앞으로는 경량 구조 부품과 통합 시스템으로 다각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멕시코와 인도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경영진은 3년 내 EV 수익 기여도를 전체 매출의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바르다나 마더슨, 한국 이그트로닉스와 협력
삼바르다나 마더슨(Samvardhana Motherson)은 자동차 OEM 제조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EV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이그트로닉스와 협력해 전기 및 수소 상용차용 차세대 전력 장치를 개발했다. 또한 대만의 마카우토(Macauto)와 제휴해 경량 인테리어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EV용 모듈 부품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로컬'이라는 독특한 제조 전략으로 고객사와 가까운 곳에서 생산해 유럽, 멕시코, 동남아시아의 글로벌 OEM은 물론, 이들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중국 EV 제조업체로부터도 대규모 주문을 따냈다.
선드람 패스너Sundram Fasteners)은 TVS 그룹의 자회사로 자동차, 인프라, 항공 부문의 고정밀 부품 제조업체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 계약만으로 FY26에 25억 루피(약 39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스텔란티스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 생산이 3개월 연기되는 등 일부 변수가 있었지만, 회사는 즉시 공급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다. 이들은 기존 ICE 차량 부품과 유사한 EV 제품을 빠르게 배치하는 한편, 새로운 디자인이 필요한 부품은 적극적인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엔듀어런스, 유럽 주문 41%가 EV 관련
엔듀어런스 테크놀로지스는 알루미늄 주조, 서스펜션, 제동 시스템이 주력이다. 이 회사는 국내외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했다. 인도에서만 누적 101억 루피(약 1600억 원)의 EV 주문을 확보했다. 유럽에서는 지난 5년간 확보한 총 주문 중 41%가 EV 관련이다. 스텔란티스, 다임러, 폭스바겐 그룹(아우디, 포르쉐 포함) 등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EV 주문을 충족하기 위해 인도 푸네에 리튬이온 배터리 팩 제조 시설을 건설 중이다.
람크리슈나 포징스, 해외 주문 급증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단조 전문 기업인 이 회사는 알루미늄 단조를 통해 EV 시장에 뛰어들었다. 알루미늄 EV 부품 생산을 위해 3000톤 프레스를 설치하는 등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에만 66억 루피(약 1000억 원)의 주문을 확보했으며, 이 중 75% 이상이 수출에서 나왔다. 특히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에서 모두 해외 주문이 늘고 있어 수출 사업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