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의 거센 공세 속에서도 대형 세단의 존재감은 여전히 굳건하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풀체인지급 변화를 거친 7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더 뉴 그랜저'를 전격 공개했다. 플래그십 세단 시장의 패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의지다. 넉넉한 공간, 편안한 승차감,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효율성까지. 지금 가장 핫한 세단을 고민 중이라면, 새롭게 돌아온 그랜저와 그 경쟁모델 3대를 먼저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
더 뉴 그랜저, 플래그십 세단의 완성
신형 '더 뉴 그랜저'는 기존 7세대 모델의 웅장함을 유지하면서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전장은 5050mm로 기존 대비 15mm 늘어나 대형 세단 특유의 비례감을 더욱 안정적으로 살려냈다. 가장 칭찬할 부분은 소비자 불만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디테일이다. 범퍼 하단에 있던 후면 방향지시등을 테일램프 밑 가니쉬에 숨겨진 히든 턴시그널 램프로 위치를 바꾸면서 시인성과 디자인을 모두 잡았다. 실내는 '하이테크 라운지'로 거듭났다.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품었고, 도어에는 소파를 연상시키는 카우치 패턴을 더해 시각적, 촉각적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한국 시장에서 이보다 더 풍부한 옵션과 편안한 거주성을 제공하는 차는 찾기 힘들다. 세단의 기본기를 중시하면서 최고 수준의 안락함을 원하는 사람에게 유효한 선택지다.
기아 K8은 그랜저의 가장 훌륭한 대안이자 강력한 라이벌이다. 그랜저가 묵직하고 정제된 회장님의 차에 조금 더 가깝다면, K8은 날렵하고 감각적인 오너 드리븐 세단을 지향한다. 패스트백 스타일로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이 매력적이다. 승차감도 그랜저 대비 조금 더 탄탄하게 세팅돼 젊고 역동적인 감각을 선사한다. 공간과 편의 사양은 그랜저에 버금가면서도, 스포티한 개성을 확고히 드러내고 싶은 소비자에게 완벽한 선택지다. 실패 가능성이 낮은 또 하나의 훌륭한 대안이다.
토요타 캠리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 체급은 그랜저보다 살짝 작지만, '하이브리드 세단'을 구매 리스트에 올릴 때 반드시 비교되는 모델이다. 캠리의 장점은 분명하다. 자극적이지 않다. 대신 검증된 내구성과 압도적인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화려한 첨단 옵션을 뽐내기보다는 잔고장 없는 튼튼한 기본기, 스트레스 없는 부드러운 일상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편하게 타면서 연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싶은 실용주의 소비자에게 캠리는 늘 변함없는 최고의 답이다.
혼다 어코드 역시 캠리와 함께 일본 하이브리드의 강자로 꼽힌다. 하지만 어코드의 핵심은 단연 '운전의 재미'다. 하이브리드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하체가 탄탄하고 조향 응답성이 뛰어나다. 스포티한 드라이빙 감각 면에서는 동급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랜저처럼 거대한 크기는 부담스럽고, 전기모터의 뛰어난 효율성을 누리면서도 달리는 즐거움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드라이버라면 어코드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파트너다.
세단이 과거처럼 무조건적인 첫 번째 선택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낮은 무게중심이 주는 이상적인 주행 안정감과 정숙성, 장거리 주행에서의 편안함은 SUV가 태생적으로 넘보기 힘든 세단만의 특권이자 매력이다. 더 뉴 그랜저의 등장은 프리미엄 세단 시장의 기준을 또 한 번 높여 놓았다. 광활하고 안락한 공간을 원한다면 그랜저, 세련된 감각을 원한다면 K8, 극한의 효율을 원한다면 캠리, 주행의 즐거움을 찾는다면 어코드. 각자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세단을 고르는 재미, 지금이 바로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