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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 블랙리스트' 확대, 중국 자율주행차 산업 심장을 겨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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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술 블랙리스트' 확대, 중국 자율주행차 산업 심장을 겨누다

첨단 반도체·칩 제조 장비 접근 차단.. 화웨이·샤오펑·BYD 등에 직격탄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0-01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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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중국 및 기타 국가의 기업에 대한 수출 통제 대상 목록, 이른바 '블랙리스트(Entity List)'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겉으로는 무역 제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조치는 단순한 무역 전쟁을 넘어섰다. 이는 중국 전기차(EV)와 자율주행 기술의 심장을 겨냥한다.

이번 블랙리스트 확대의 핵심은 첨단 반도체 및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것이다.

30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 여러 국가의 기업을 대상으로 더욱 엄격한 통제를 시행했다. 이는 반도체 제조 장비와 관련 기술에 대한 제한을 우회하기 위해 자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워싱턴에 "잘못된 행위를 즉시 바로잡고" "중국 기업에 대한 부당한 억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은 수출 제한 목록을 확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중국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바퀴 달린 컴퓨터의 '두뇌'를 통제하다


현대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이들은 '바퀴 달린 컴퓨터'이다.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은 모두 고성능 반도체 칩에 의존한다. 중국의 화웨이, 샤오펑(Xpeng), BYD 등 주요 EV 기업들은 자체 설계 칩을 차량에 적극적으로 통합한다. 미국은 이들의 자회사나 우회 경로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있다. 이는 이들이 핵심 칩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중국 기업들은 칩을 구하기 어렵다. 첨단 칩의 제조 장비도 마찬가지다. SMIC 같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도 직격탄을 맞는다. 이는 곧 중국산 전기차의 생산 속도와 기술 개발 능력을 늦추는 직접적인 결과를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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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부터 AI까지, 공급망 전반에 영향


규제 범위는 반도체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타 상품과 기술'까지 포함된다.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도 첨단 제어 칩을 필요로 한다. 중국의 배터리 소재 및 장비 분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규제가 우회 공급을 막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및 컴퓨팅 분야 기업들도 주요 타깃이다. 센스타임(SenseTime) 같은 AI 기술 기업들은 자율주행 센싱과 스마트카 솔루션에 제약을 받는다. 고성능 AI 칩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우회 통로까지 전방위 압박.. 한국 등 기회 가능성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이 관리하는 이 블랙리스트는 매우 정교하게 작동한다. 규제의 핵심은 우회 통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주요 제재 대상 기업이 해외에 설립한 자회사와 계열사들이 목록에 포함된다. 이는 본사가 아닌 경로를 통한 기술 확보를 원천적으로 막는 조치다. 또한, 제재를 받은 중국 기업을 대신해 미국 기술을 재수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홍콩, 러시아, 이란 등 제3국의 기업까지 블랙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압박의 범위가 매우 넓다.

이러한 규제 확대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의 혁신 속도와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테슬라, GM 등 미국 기업과 한국, 일본, 유럽 경쟁사들에게는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기술 패권 다툼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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