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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보고.. 벤틀리 '순수 전기차' 계획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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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보고.. 벤틀리 '순수 전기차' 계획을 바꾸다

베스트셀러 모델 벤테이가·컨티넨탈 GT·플라잉 스퍼 가솔린으로 계속 생산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9-23 15:50

벤틀리 컨티넨탈 GT이미지 확대보기
벤틀리 컨티넨탈 GT
영국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벤틀리(Bentley)가 기존의 전동화 전략을 뒤집었다. 벤틀리는 22일(현지 시각) 원래 2035년까지 가솔린 엔진을 완전히 없애고 순수 전기차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비욘드 100(Beyond100)' 전략을 수정했다.

이러한 결정은 폭스바겐 그룹의 형제 회사인 포르쉐(Porsche)의 갑작스러운 움직임 때문이다. 포르쉐는 최근 내연기관(ICE) 모델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31억 유로(약 4조 50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차세대 718 박스터와 케이맨, 그리고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을 더 이상 순수 전기차로만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벤틀리 CEO 프랭크-스테펜 월라이저는 이 결정에 대해 직접 말했다. 그는 포르쉐와 아우디가 베스트셀러 모델에 내연기관 기술을 계속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벤틀리 역시 원래 예상보다 향후 10년간 가솔린 엔진 모델의 비중을 더 늘릴 여지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벤틀리는 기존 계획을 수정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다음과 같다. 벤틀리는 원래 2030년까지 모든 내연기관 엔진을 없애고 순수 전기차 회사로만 남으려 했다. 하지만 이 목표 시점을 2035년으로 늦추면서 계획을 바꾼 것이다.

이는 곧, 벤틀리의 베스트셀러 모델인 벤테이가, 컨티넨탈 GT, 플라잉 스퍼의 후속 모델을 순수 전기차 대신, 가솔린 엔진 모델로 계속 생산하겠다는 의미다. 원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나 순수 전기차로만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모델들이다. 중동과 북미 같은 주요 시장의 수요를 반영한 결정이다.

그렇다고 전기차 개발을 완전히 중단한 것은 아니다. 벤틀리는 2026년부터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지만, 가솔린 모델과 전기 모델을 한동안 함께 생산하게 된다.

월라이저는 "럭셔리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순수 전기차 전략을 뒷받침할 만큼 고객 수요가 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는 벤틀리가 '비욘드 100' 전략을 발표했던 당시와 지금의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전기화는 여전히 목표지만, 고객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폭스바겐 그룹 전체의 새로운 방향과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내연기관 투자 계획은 벤틀리의 이러한 결정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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