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불과 1년 만에 5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는 독일 경제의 다른 어떤 부문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26일(현지 시각) 독일 연방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 회사 EY의 분석에 따르면, 자동차 부문에서 약 5만 1500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다. 이는 전체 일자리의 약 7%에 해당한다.
독일 산업계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 30일 기준으로 독일 산업 총 고용 인원은 약 542만 명이다. 이는 1년 전보다 11만 4000 명이 줄어든 수치다. 지난 12개월 동안 일자리가 2.1% 감소했다. 심지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이후로는 약 24만 5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러한 감원은 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 독일 산업계의 2분기 매출은 2.1% 감소했다. 8분기 연속 하락세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1.6%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판매 부진,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전기차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공행진하는 에너지 가격, 복잡한 관료주의, 그리고 미국과의 관세 분쟁까지 겹치면서 독일의 수출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같은 완성차 업체와 보쉬, 콘티넨탈 같은 부품 공급업체들은 이미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EY 전문가 얀 브로힐커는 "이익의 엄청난 감소, 생산 능력 과잉, 해외 시장 약화로 인해 감원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영, 행정, 연구개발 부서가 집중된 독일 내에서 해고가 집중되고 있다.
비평가들은 이미 독일의 '탈산업화'를 우려하고 있다. '탈산업화'는 국가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대신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독일의 경우, 자동차 산업 외에 기계 공학 분야에서 1만 7000여 개, 금속 가공 분야에서 1만 2000여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물론, 2014년 이후 산업 부문 고용이 전반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다는 긍정적인 통계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독일 산업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