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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지루하게 만들었다"...미국 딜러들 타바레스 전 CEO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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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지루하게 만들었다"...미국 딜러들 타바레스 전 CEO 비난

비용 절감에만 매몰된 리더십이 초래한 '브랜드 실종 사건'... 신임 CEO 필로사의 '낭만과 투자' 전략에 거는 기대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1-25 12:46

램 SRT 사진=램이미지 확대보기
램 SRT 사진=램
자동차 업계에서 '비용 절감의 마술사'로 통하던 카를로스 타바레스 전 스텔란티스 CEO가 물러난 지 1년이 지났지만, 그를 향한 미국 현지 딜러들의 분노는 여전히 뜨겁다. 단순히 실적 부진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지프(Jeep)와 램(Ram), 닷지(Dodge) 같은 아이코닉한 브랜드들의 '혼'을 빼앗으려 했다는 날 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문화'로 소비하는 미국 시장에서 타바레스식 효율 경영이 얼마나 치명적인 독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미국 스텔란티스 전국 딜러 협의회(NDC)의 션 호건 의장은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임 체제를 향해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었다. 호건 의장은 “타바레스가 스텔란티스를 그저 지루한 운송 회사로 전락시키려 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프나 램을 찾는 고객들은 결코 평범한 이동 수단을 원하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만드는 차는 반드시 멋지고 독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바레스가 추진했던 광기 어린 비용 절감(Cut and Cut)이 결국 브랜드의 재미와 설렘을 앗아갔다는 분석이다.

반면 안토니오 필로사 신임 CEO 체제에 들어서며 분위기는 반전되는 모양새다. 딜러들은 필로사가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성능의 상징인 헤미(Hemi) 엔진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두고,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 130억 달러(약 17조 원)를 쏟아붓기로 한 결정이 결정적이었다. 이는 전임 체제의 '마른 수건 짜기' 식 경영에서 벗어나,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공격적인 투자'로 선회했음을 의미한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에서 준비 중인 신차 라인업도 딜러들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 특히 베일에 싸인 램(Ram) 브랜드의 첫 SUV는 딜러들 사이에서 "강력하고 섹시한 외관을 갖춘 대형 SUV"라는 찬사를 받으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차세대 닷지 듀랑고 역시 2029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딜러들은 이러한 신차들이 타바레스 시대의 지루함을 씻어낼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스텔란티스 산하 14개 브랜드 전체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판매가 저조한 크라이슬러나 일부 유럽 브랜드들이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미국 시장만큼은 필로사 체제 하에서 확실한 방향성을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스텔란티스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하며 고전했지만, 현지 딜러들은 오히려 지금이 가장 낙관적인 시기라고 말한다. 자동차를 단순한 숫자가 아닌 열정으로 바라보기 시작한 새로운 경영진의 행보가 실제 판매량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전 세계 자동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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