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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W16’의 출발점…람보르기니 디아블로에 숨겨진 실험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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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그룹 ‘W16’의 출발점…람보르기니 디아블로에 숨겨진 실험차 공개

피에히 시대 극단적 엔진 개발의 단면, 부가티 베이론 이전의 테스트 과정 드러나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1-23 15:47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SV W16엔진 탑재 모델 사진=오토스타드 이미지 확대보기
람보르기니 디아블로 SV W16엔진 탑재 모델 사진=오토스타드
폭스바겐그룹이 자랑하는 16기통 엔진 W16의 개발 초기 과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부가티 베이론의 상징으로 알려진 W16 엔진은 양산 이전, 람보르기니 디아블로를 기반으로 한 테스트 차량을 통해 검증이 이뤄졌다.

이 실험은 폭스바겐그룹을 이끌었던 페르디난트 피에히 전 회장의 재임 시절 진행됐다. 피에히 전 회장은 자동차 산업 내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인물로 평가되지만, 기술 개발에 있어서는 비용과 타협을 거의 허용하지 않은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1998년 람보르기니 인수 이후, 디아블로 SV 모델의 기존 V12 엔진을 제거하고 개발 중이던 W16 엔진을 탑재한 테스트카를 제작했다. 해당 차량은 1999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기반으로 했으며, 팝업 헤드램프가 적용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아우토슈타트 박물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테스트카는 W16 엔진의 냉각과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작됐다. 후면 차체에는 추가적인 공기 흡입구가 마련돼 있으며, 이는 대배기량 다기통 엔진이 요구하는 냉각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W16 엔진은 당초 18기통 구성으로 개발이 검토됐다. 199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부가티 18/3 시론 콘셉트카에는 6.2리터 W18 엔진이 적용됐다. 그러나 기술적 안정성과 패키징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8.0리터 W16 쿼드 터보 방식으로 방향이 수정됐다.

해당 엔진은 이후 부가티 베이론에 탑재되며 양산화에 성공했다. W16 엔진이 실제 양산차에 적용된 사례는 베이론이 유일하다.

피에히 전 회장 재임 시절 폭스바겐그룹은 다기통 엔진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아우디 Q7에는 V12 TDI 엔진이 적용됐고, 폭스바겐 투아렉에는 V10 TDI 모델이 판매됐다.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V12 디젤 엔진을 탑재한 아우디 R8 실험차도 개발됐다.

같은 시기 폭스바겐그룹은 W16과 동일한 실린더 구성을 활용한 콘셉트카도 선보였다. 1999년 벤틀리 후나우디에르, 2000년 아우디 로즈마이어 콘셉트가 대표적이다. 폭스바겐 브랜드 역시 2001년 W12 나르도 콘셉트를 통해 고성능 스포츠카 개발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후 다기통 엔진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W12 엔진은 2024년 벤틀리 바투르를 마지막으로 생산이 종료됐으며, W16 엔진 역시 부가티 미스트랄 로드스터를 끝으로 양산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차세대 부가티 투르비용은 V16 엔진을 탑재하는 방식으로 계보를 잇는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디아블로 W16 테스트카가 베이론 탄생 이전 폭스바겐그룹의 개발 전략과 기술 집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동화 전환이 가속화되는 현 시점에서, 해당 차량은 내연기관 시대 후반부의 기술적 정점을 보여주는 기록물로 남게 됐다.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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