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또 한 번의 공급망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이번 충격은 혼다 자동차의 주요 생산 시설까지 직접 강타했다. 28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리즈빌(Marysville)에 위치한 혼다 자동차 공장은 공급망 문제로 가동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혼다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언급했다. 그들은 "사용 가능한 부품 공급을 신중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을 전략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정에는 "일시적인 감축 또는 생산 중단"이 포함된다. 북미 전역의 혼다 공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
메리즈빌 지점에는 40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이 직원들은 영향을 받은 시설에서 계속 일하거나, 유급 또는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생산 축소의 근본적인 원인은 네덜란드와 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에서 비롯됐다.
문제의 핵심은 네덜란드 칩 제조업체 넥스페리아(Nexperia)다. 넥스페리아는 중국 기업 윙테크 테크놀로지(Wingtech Technology Co.)가 소유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넥스페리아의 중국 소유주를 둘러싼 안보 문제로 인해 이 회사의 통제권을 장악했다. 결국 넥스페리아는 중국으로부터의 수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파문을 일으켰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이미 취약해진 글로벌 공급망의 민낯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경고한다.
놀랍게도 이번에 문제가 된 칩은 자율주행이나 첨단 운전자 지원 기능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칩들은 기본 마이크로칩이다.
이 기본 칩들은 엔진 제어 장치, 에어백, 파워 스티어링, 조명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 수십 가지의 일상적인 차량 기능에 사용된다. 이 구성 요소는 저렴하고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차량 작동에 필수적이다. 이 칩들이 없으면 전체 생산 라인이 멈출 수 있다.
한 분석가는 "당신을 막을 것은 멋진 칩이 아니라 대체할 수 없는 50센트짜리 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