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정을 타결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인 넥스페리아의 자동차 컴퓨터 칩 공급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백악관은 이번 합의를 통해 중국이 핵심 반도체 수출 통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공급 불안정으로 몸살을 앓아온 자동차 업계에 큰 안도감을 주고 있다.
2일(현지 시각)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합의는 시진핑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 회담 직후 공개되었다. 이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무역 갈등을 완화하는 중요한 진전이다.
이번 합의에서 자동차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자동차 컴퓨터 칩 수출 문제 해결이다. 중국은 자국 내 넥스페리아(Nexperia) 시설에 대한 무역 재개를 보장하기로 했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중국 소유의 회사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칩은 차량의 전자 제어 장치(ECU) 등 핵심 부품에 사용되는 레거시 칩(Legacy Chips)이다. 이 칩들은 첨단 칩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 필수적이다. 넥스페리아 칩 공급 부족은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넥스페리아 칩 부족은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위험 요소였다.
유럽에서 생산된 넥스페리아 칩의 약 70%가 중국으로 보내져 완성 후 다른 국가로 재수출되는 복잡한 구조다. 이 과정에 통제가 가해지자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됐다.
백악관은 중국이 "중요한 레거시 칩의 생산이 전 세계로 흐를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명확히 했다. 실제로 지난달 볼보자동차, 폭스바겐 등 주요 제조사들은 칩 부족으로 인해 공장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칩 부족이 사업 자체에 위협이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로 이들 제조사는 급한 불을 끄게 되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또 다른 큰 짐이었던 희토류 광물 문제도 해결되었다. 중국은 자동차, 비행기,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이 광물에 대해 지난달 도입했던 수출 통제를 1년 동안 중단할 예정이다.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모터 등 첨단 자동차 부품 생산에 결정적이다.
희토류 공급망의 9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어, 이번 수출 통제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도 큰 위협이었다.
이 외에도 양국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제조 물질 통제와 미국산 대두 구매 확대에도 합의했다. 중국은 향후 3년 동안 매년 2,500만 톤의 미국 대두를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무역 합의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 하지만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의 발언처럼, 중국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임을 보여주었다는 인식이 남아있다. 신뢰 구축과 공급망 다변화는 여전히 자동차 업계의 중대한 과제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