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2035년 이후 신규 내연기관 엔진 차량의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려던 당초 계획을 공식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전기차(EV)에 대한 시장의 열기가 식고, 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 기술에 재투자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조치다. 주요 변경 내용은 100%에서 90%로 목표를 수정한다는 점이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EU는 2021년 대비 차량의 탄소 배출량을 100% 줄여 완전 전기차 전환을 강제하려던 2035년 목표를 10% 완화한 90%로 변경, 수정했다. 구체적으로는 판매 허용 모델도 확대된다. 이번 결정으로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이 2035년 이후에도 계속 판매될 수 있게 됐다.
잔여 배출량 상쇄의 목적도 있다. 나머지 10%의 배출량은 EU 내에서 생산된 저탄소 철강 사용이나 합성 연료(e-fuel), 바이오 연료 등을 통해 상쇄해야 한다.
유럽국민당(EPP)의 맨프레드 베버 대표는 독일 매체 '빌트(Bild)'와의 인터뷰에서 "내연기관 엔진에 대한 기술 금지는 이제 완전히 백지화됐다"며 "현재 독일에서 생산되는 모든 엔진은 앞으로도 계속 제조 및 판매가 가능하다"고 이번 결정을 확인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2030년부터 2032년 사이 3년의 유예 기간 동안 2021년 수준 대비 탄소 배출량을 55% 줄여야 한다. 한편, 밴(Van) 차량에 대한 감축 요구치는 당초 50%에서 40%로 낮아졌다.
이번 결정은 독일,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자동차 업계의 강력한 압박에 따른 결과다. 특히 폭스바겐 그룹과 스텔란티스 등 주요 기업들은 기존의 100% 감축 제안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으며, EU가 최종적으로 이를 수용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