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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국 전기차 대공습 본격화, 샤오펑·창안·지커의 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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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중국 전기차 대공습 본격화, 샤오펑·창안·지커의 한국 상륙

첨단 기술·가성비 무장한 중국 전기차, ‘싼맛’ 편견 깨고 국내 시장 지각변동 예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17 09:05

샤오펑 G7 사진=샤오펑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 G7 사진=샤오펑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이 내년 한국 시장에 대거 상륙을 예고하고 있다. BYD의 성공적인 안착을 시작으로, 앞으로 샤오펑(XPeng), 창안자동차(Changan Auto), 지커(Geely의 전기차 브랜드 Zeekr) 등이 잇따라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들의 면면과 전략을 들여다봤다.

‘중국의 테슬라’ 샤오펑: 기술력으로 도전장

샤오펑은 알리바바의 대규모 투자를 등에 업고 2014년 설립된 신생 전기차 기업으로,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테슬라’라 불린다. 이 회사는 이미 유럽 일부 국가에 중형 SUV G6와 대형 SUV G9, 스포츠 세단 P7 등을 수출하며 입지를 넓혀왔고, 내년에는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구홍디 샤오펑 부회장은 “한국은 매우 매력적인 전기차 시장이지만, 진입을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준비 과정을 강조했다. 실제로 샤오펑은 지난 6월 서울에 법인(엑스펑모터스코리아)을 설립하고, GTM 매니저(Go-To-Market Manager) 등 한국 사업 담당자를 채용하는 등 조직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샤오펑이 한국에서 선보일 모델로는 중형 쿠페형 전기 SUV G6이 유력하다. 이 차는 테슬라 모델 Y나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비슷한 급으로, 샤오펑은 이를 통해 BYD가 거둔 성공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아울러 샤오펑이 최근 중국에서 공개한 X9 전기 MPV는 ‘중국판 카니발’로 불리며 국내 대형 패밀리카 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창안 하위 브랜드 아바타의 아바타 12 사진=아바타이미지 확대보기
창안 하위 브랜드 아바타의 아바타 12 사진=아바타

창안자동차: 전통 강자의 전기차 승부수

중국 토종 5대 완성차 기업 중 하나인 창안자동차도 한국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본사가 있는 충칭 지역을 기반으로 포드 등과 합작 경험이 있는 창안은, 중국 내 판매량 4위의 거대 업체답게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2024년 중국 자동차 수출 3위에 오를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 5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했고, 동남아·중동 등 75개국 이상에 진출해온 저력이 있다. 창안은 최근 한국 법인 설립을 총괄할 CEO급 인사를 물색하고 국내 시장 조사에 착수하는 등 한국 프로젝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한국 법인을 출범시키고 2026년부터 전기차 판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로, 이미 다수의 수입차 업계 고위 인사들이 스카웃 제안을 받았다는 후문이 돈다.

창안자동차는 자체 전기차 서브브랜드인 디팔(Deepal)과 하이엔드 브랜드 아바타(Avatr)를 통해 전기차 모델을 앞세울 전망이다. 디팔은 테슬라 모델 3 경쟁차로 불리는 중형 세단 SL03과 준중형 SUV S7 등을 보유하고 있고, 아바타는 CATL·화웨이와 협업한 첨단 전기 SUV 아바타 11로 중국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들 브랜드의 신차가 한국에 도입된다면 현대차그룹의 코나 EV부터 GV70 전동화 모델까지 폭넓은 세그먼트에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창안은 나아가 중국 5위 완성차 둥펑자동차와의 합병을 추진하며 몸집을 불리는 중인데, 만약 이러한 거대 기업이 한국에 상륙할 경우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란 평가다.

지커 7X 사진=지커이미지 확대보기
지커 7X 사진=지커

지커(Geely): 프리미엄 EV로 정면승부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이 2021년 설립한 프리미엄 전동화 브랜드로, 이미 유럽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다. 볼보·폴스타 등을 거느린 지리 그룹의 기술력을 공유하여, 지커 차량들은 전기차 전용 SEA 플랫폼을 기반으로 800V 초급속 충전, 듀얼 모터 사륜구동 등 최고급 사양을 자랑한다.

지커코리아는 올해 2월 법인을 설립하고 아우디코리아 출신 임현기 대표를 선임하는 등 철저히 고급 수입차 브랜드 수준의 진출 준비를 해왔다. 지난 11월 말에는 본사에서 메르세데스-벤츠·볼보 등을 유통해온 국내 유수 딜러사 4곳과 공식 판매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를 통해 내년 1분기 중 서울 등 수도권에 전시장을 열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커가 한국에 첫 출시할 모델은 중형 전기 SUV 7X로 유력하다. 7X는 현대 아이오닉 5와 기아 EV6, 테슬라 모델 Y 등과 경쟁하는 패밀리 SUV로, 넉넉한 차체 공간과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 1회 충전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최고출력 784마력 듀얼모터 사양은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 만에 주파할 정도의 폭발적 성능을 발휘해 테슬라 모델 Y 퍼포먼스 대비 우위를 노린다. 가격은 아이오닉 5 등과 비슷한 4천만 원 후반~5천만 원 초중반대로 예상되며, 보조금 반영 시 5000만 원 이하 구매도 가능해 수입 프리미엄 EV치고는 공격적인 가격 전략이라는 평가다. 지커는 이미 유럽 7개국에 진출해 패스트백 세단 001과 소형 SUV Zeekr X를 판매 중이며, 한국 시장에서도 BYD와는 차별화된 고급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다만 중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신뢰 구축 노력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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