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EU 집행위원회(EC) 산업위원회 위원 스테판 세주네(Stephane Sejoune)
유럽연합(EU)이 중국의 거센 전기차 공세에 맞서기 위해 두 가지 전략적 카드를 동시에 꺼냈다. 5일(현지 시각)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타임즈에 따르면, 12월 10일 공식 발표될 '소형차 이니셔티브'는 저가 EV 시장을 창출하는 동시에, '유럽 자동차' 정의 작업을 통해 중국 기업의 유럽 진출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EC) 산업위원회 위원 스테판 세주네(Stéphane Sejoune)는 이 계획의 핵심을 확인했다. 제조업체의 목표는 1만 5000 유로(약 2500만 원)에서 2만 유로(약 3300만 원) 사이 가격의 새로운 소형 차량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EU는 이에 맞는 새로운 규제 범주를 1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Journalauto.com 보도에 따르면, 이 소형 차량들은 일부 안전 장비를 면제받아 저렴하게 생산될 수 있다. 이는 유럽의 차량 생산량을 늘리고 중국 차량과의 경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르노 트윙고(Twingo)나 폭스바겐의 신형 소형 전기차 등 유럽 제조사들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의 규제 혁신은 단순히 저가 시장 창출에 머물지 않는다. EU는 '유럽 자동차'로 간주되는 것을 정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작업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유럽 진출 전략과 매우 깊은 관련이 있다.
세주네 위원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경우 유럽 공급업체의 점유율이 70%에서 50%로 매우 빠르게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정의 작업은 단순히 관세(Tariff) 문제를 넘어, 유럽 내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EU의 장기적인 방어 전략이다.
먼저, 공급망 보호 및 현지 생산 강제다. EU가 '유럽 자동차'의 정의에 높은 수준의 현지 부품 사용 비율(Local Content)이나 EU 내 최종 조립 의무를 포함할 경우, 중국 기업들은 대규모 유럽 공장 건설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 이는 관세 회피와 '유럽 자동차' 지위 획득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 될 것이다.
보조금과 인센티브도 차별화한다. 현재 중국산 저가 EV 판매를 촉진했던 유럽 국가들의 보조금은 제한될 수 있다. EU는 '유럽 자동차'로 정의된 차량에만 보조금 혜택을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중국산 EV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둔화시킬 것이다.
EU는 이를 통해 장기적인 '기술 주권'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이 핵심 원자재 및 기술 공급망을 장악하는 것에 대응하여, EU는 핵심 기술 및 부품 제조 능력까지 유럽 내에 확보하려 한다. '유럽 자동차' 정의는 유럽 제조업체와 공급업체에게 장기적인 투자 방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C 의장은 12월에 2030년과 2035년 CO2 배출 목표 달성을 위해 경상용차와 개인용 차량의 목표를 분리한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폐지 계획과 관련하여, 12월에는 합성 연료(E-fuel) 내연기관 신차 판매 허용 여부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시장 잔류 여부 등 중요한 기술적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이러한 전방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 구축은 소형 EV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유럽 제조업체가 중국의 거센 공세 속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