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2026년 대형 SUV 'Q9'을 출시하며 BMW X7과 메르세데스-벤츠 GLS가 양분하고 있는 '럭셔리 풀사이즈 SUV'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수년간 소문만 무성했던 Q9은 드디어 그 실체를 드러내며 아우디 SUV 라인업의 정점에 오를 예정이다.
아우디 개발 담당자 제프리 부쿼트(Geoffrey Bouquot)는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모빌보헤(Automobilwoche)'와의 인터뷰에서 신형 Q7과 함께 Q9이 내년에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모델 모두 최신 A5, Q5, A6와 공유하는 'PPC(Premium Platform Combustion)'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이 플랫폼은 가솔린, 디젤, 마일드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Q9의 내연기관 모델 출시 계획은 아우디와 포르쉐를 비롯한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만으로의 전환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우디는 2032년까지 완전한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철회했고, 포르쉐 역시 2030년대까지 V8 엔진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 수정이 내연기관으로의 완전한 회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아우디의 '콘셉트 C'나 포르쉐의 차세대 718 같은 일부 틈새 시장 모델은 여전히 전기차로 출시될 예정이다.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춰 단일 파워트레인에만 집중하기보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변화는 유럽연합(EU)의 규제 완화 가능성과도 무관하지 않다. EU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최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예외로 할 수 있다는 보도와 함께 법안 재검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유럽 자동차 산업이 전속력으로 벽을 향해 가고 있다"며 EU의 규제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BMW의 올리버 집세 CEO 역시 "이 금지 조치는 산업을 붕괴시킬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