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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 위기.. 보쉬, '전례 없는' 1만3000명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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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자동차 산업 위기.. 보쉬, '전례 없는' 1만3000명 감원

중국과 경쟁, 느린 EV 전환의 직격탄.. 전체 인력의 약 10% 해고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9-26 09:09

보쉬의 전기 모터 생산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보쉬의 전기 모터 생산공장
독일의 거대 산업 기업 보쉬(Bosch)가 25일(현지 시각) 자국 자동차 부문의 침체에 대한 최신 타격으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주로 자동차 부문에서 1만3000 개 일자리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에서 이루어질 이번 감원은 보쉬 전체 인력의 약 10%, 전 세계 직원의 3%에 달한다.

브레이크 및 조향 시스템부터 첨단 센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생산하는 보쉬는 세계 최대 자동차 공급업체다. 회사는 이번 정리해고가 그룹의 자동차 부문에서 연간 25억 유로(약 4조 1000억 원)를 절약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독일 자동차 산업은 여러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이 큰 타격을 줬다. 수요 부진 역시 문제다. 예상보다 느린 전기차(EV) 전환 속도도 발목을 잡았다.

보쉬의 노사 관계 책임자 스테판 그로쉬(Stefan Grosch)는 현실을 인정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유럽 이외 지역으로 크게 이동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또 "우리는 시장과 고객이 어디에 있는지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쉬는 이미 작년부터 9000명의 해고를 발표했었다. 셰플러(Schaeffler)와 콘티넨탈(Continental)을 포함한 다른 자동차 공급업체들도 수천 명을 해고했다.

완성차 제조업체 자체도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 10개 브랜드를 거느린 폭스바겐도 독일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다. 폭스바겐 자회사인 포르쉐는 수요 부진 때문에 전기차 출시 속도를 늦췄다.

보쉬의 전기 모션 책임자 마르코 체헤(Marco Zehe)는 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전기 모빌리티가 예상만큼 빠르게 도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것은 특히 유럽과 독일에서 과잉 생산 능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중국에서 벌어진 치열한 자동차 가격 전쟁은 부품 제조업체의 마진을 깎아내렸다. 체헤는 "전체 자동차 산업에 큰 가격과 경쟁 압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장기적인 위협도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해외에서 차량을 판매할 때 현지 파트너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려 한다. 이는 독일산 자동차 부품의 필요성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보쉬 모빌리티 책임자인 마르쿠스 하인(Markus Heyn)은 이를 '멈출 수 없는 추세'로 봤다. 그는 슈투트가르터 차이퉁 신문에 "독일이 전 세계를 위해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황이 "매우 긴장적"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보쉬 모빌리티 노사협의회 의장인 프랭크 셀(Frank Sell)은 감축에 맞서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감원을 "역사적으로 전례 없는" 일이라고 규정하며 전적으로 거부했다. 셀 의장은 보쉬가 독일 현장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셀 의장은 "보쉬는 회사를 성공적으로 만든 사람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많은 지역에 사회적 황폐화를 남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스테판 그로쉬는 독일이 보쉬의 미래에 "여전히 중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자신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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