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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글로벌 맞춤형 공략, 존재감 ‘뿜뿜’ 현대차·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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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글로벌 맞춤형 공략, 존재감 ‘뿜뿜’ 현대차·기아

투싼·크레타·아이오닉, 지역별 베스트셀러로 읽는 글로벌 전략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09-03 09:05

북미형 투싼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북미형 투싼 하이브리드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이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확인했다. 1~6월 전 세계 판매는 약 206만 대로 집계됐고, 이 중 인도가 28만5809대(비중 13.82%)를 차지하며 그 중요성을 입증했다. 그룹은 북미·유럽은 물론 인도와 동남아, 중동 등 주요 거점에서 SUV·전동화 라인업을 앞세워 균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SUV 교과서’ 투싼

현대차 글로벌 판매의 선봉은 단연 투싼(Tucson)이다. 지난해 한 해 63만4297대가 판매돼 현대차 SUV 라인업의 대표 주자로 굳건히 자리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북미·유럽·중동 등 핵심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이어가며 패밀리 SUV 수요를 폭넓게 흡수했다.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 디자인 언어를 적용한 대담한 전면부와 날렵한 실루엣은 글로벌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면으로 공략했다. 넓은 2열 공간과 여유로운 적재공간은 패밀리 SUV 수요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포함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은 친환경 트렌드와 맞물리며 경쟁 SUV들과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했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과 OTA(Over-the-Air) 업데이트 기능을 비롯한 최신 기술 역시 투싼을 단순한 SUV가 아닌 ‘지능형 SUV’로 재정의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역시 투싼이 가장 많이 팔린 곳으로는 미국이 꼽힌다. 현지 시장에서는 토요타 RAV4와 혼다 CR-V라는 강력한 라이벌과 정면 승부를 펼치며 상반기 SUV 판매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북미에서는 투싼 이외 팰리세이드와 신형 산타페도 판매량을 이끌었다. 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2025년 상반기 43만9280대로 역대 최고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중 전동화 축에서는 아이오닉 5가 800V 초급속 충전과 V2L 등 실사용성 높은 기술로 존재감을 확대해 SUV 중심 포트폴리오를 보완했다.

인도 시장 전략형 모델 현대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인도 시장 전략형 모델 현대 크레타 사진=현대자동차

인도 시장의 ‘절대 강자’ 크레타

현대차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부상한 인도에서는 크레타(Creta)가 흐름을 주도한다. 크레타는 2025년 6월 인도 월간 베스트셀링 카(1만5786대)에 올랐고, 상반기 SUV 세그먼트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했다. 대형 그릴과 고급스러운 실내, 현지 도로 환경에 맞춘 승차감 세팅, 가솔린·디젤·터보 등 폭넓은 파워트레인이 현지 수요를 정밀하게 겨냥했다. 인도 공장은 베르나·그랜드 i10·베뉴 등을 생산해 중동·아프리카·남미로 수출하는 글로벌 허브 역할도 병행한다.

물론 인도 시장에서 현대차가 맞닥뜨린 경쟁은 만만치 않다. 마루티 스즈키의 그랜드 비타라와 기아의 셀토스, 토요타의 하이리더 같은 강력한 경쟁 모델들이 포진해 있다. 하지만 판매량과 브랜드 신뢰도에서 현대차는 여전히 한발 앞서 있으며, SUV 시장을 주도하는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공장은 단순한 내수 판매 거점을 넘어 글로벌 수출 허브 역할까지 수행 중이다. 베르나, 그랜드 i10, 베뉴 등의 모델이 인도에서 생산돼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으로 수출되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기아 EV2 컨셉트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EV2 컨셉트 사진=기아

유럽, 해치백 전통과 SUV 성장의 균형

유럽에선 i30·i20 같은 해치백이 저변을 단단히 받치고, 투싼·코나가 수요 확장에 나선다. 전기차 시장에선 아이오닉 6가 WLTP 13.9kWh/100km의 우수한 효율로 중형 전기 세단 경쟁(테슬라 모델 3·폴스타 2 등)에서 존재감을 높였다. 공력 성능을 바탕으로 긴 실주행거리와 정숙성을 앞세운 전략이 주효하다.

유럽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더불어 기아의 약진도 돋보인다. 특히 스포티지(Sportage)와 씨드(Ceed), 니로(Niro) 등 유럽 전략형 모델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스포티지는 독일과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주요국에서 중형 SUV 부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친환경 SUV인 니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EV) 두 라인업을 앞세워 유럽 전동화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기아는 또한 EV 시리즈를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굳히고 있다. 이미 자리를 잡은 EV6의 경우 뛰어난 공력 성능과 800V 초급속 충전 기술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대체로 작은 차량들이 인기를 얻는 만큼 EV5, EV4, EV3 등의 소형 모델들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DK 에디션, 일본 유명 레이서 ‘츠치야 케이치’와 함께 개발한 N 퍼포먼스 파츠 장착 스페셜 모델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DK 에디션, 일본 유명 레이서 ‘츠치야 케이치’와 함께 개발한 N 퍼포먼스 파츠 장착 스페셜 모델 사진=현대자동차

일본과 동남아, 전동화로 파고드는 틈새

일본에서는 아이오닉 5가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친환경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 동남아에선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소형 SUV와 EV 라인업을 확장하고, 현지 조립·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3강 체제’ 속 현대차그룹의 위치

글로벌 완성차 산업은 토요타–폭스바겐–현대차그룹의 ‘3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3년부 세계 3위 자리를 지켰고, 2025년에도 전동화와 신흥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3강 체제의 한 축을 공고히 하고 있다. 절대 판매 규모에서는 선두 그룹과 격차가 있으나, 인도·동남아·중동 같은 고성장 시장과 전동화 세그먼트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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