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GM, 렉스턴 후속 SE10 차명 설문조사서 '아리랑' 후보 제시
- 중국 체리자동차 '티고 9' 기반 중대형 SUV 신차 'SE10'
- 건곤감리 이어 한국적 헤리티지 강조 행보...네티즌 호불호 '극명'
- 쌍용차 시절 굴곡 넘어 새 여정 담은 '고난과 극복' 상징성 부여
- 애국 마케팅 일환 vs 촌스러운 네이밍...온라인 커뮤니티서 논란 가열
KG모빌리티(KGM)가 새롭게 선보일 차세대 플래그십 SUV의 이름을 두고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KGM이 신차의 차명 후보로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토종 SUV 명가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KGM의 뚝심 있는 행보라는 평가와 함께, 자칫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교차하며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최근 자사 고객과 가망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중·대형 SUV 프로젝트명 'SE10'의 차명 선호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조사에는 기존 이름인 '렉스턴'을 유지하는 방안과 더불어 '아리랑', 또는 두 단어를 결합한 '렉스턴 아리랑' 등이 핵심 후보군으로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SE10은 현재 KGM의 기함 역할을 하고 있는 렉스턴의 실질적인 후속 모델이다. 특히, 이 차량은 KGM이 중국 체리자동차와 맺은 전략적 파트너십의 첫 결과물로, 체리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별도의 중형 SUV '티고 9(Tiggo 9)'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GM이 최상위 모델에 '아리랑'이라는 파격적인 이름을 고려하는 배경에는 최근 회사가 밀고 있는 '한국적 헤리티지' 강조 전략이 깔려있다. 앞서 KGM은 토레스와 신형 액티언 등의 외관 디자인 디테일에 태극기의 '건곤감리' 패턴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하다는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 이번 아리랑 차명 검토 역시 코란도와 무쏘 등 과거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이어진 토종 SUV 명가의 헤리티지를 앞세우려는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애국 마케팅의 연장선상에서 아리랑은 KGM에게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아리랑은 단순한 전통 민요를 넘어 한국인의 한(恨)과 극복, 그리고 새로운 여정이라는 상징성을 품고 있다. 과거 쌍용자동차 시절 수차례의 법정관리와 파업 등 뼈아픈 굴곡을 이겨내고, KGM이라는 새 이름으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의 서사를 '아리랑'이라는 단어에 투영해 브랜드 스토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는 "최근 알파벳과 숫자를 조합하는 무미건조한 차명 트렌드 속에서 국산 브랜드만의 정체성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다", "건곤감리 디자인에 이어 토종 기업의 자부심이 느껴진다"는 응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통주나 한정식 식당 이름으로는 어울리지만,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수천만 대 자동차 이름으로는 지나치게 올드(Old)하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해외 수출 시 발음이나 상표권 확보에 불리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온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이른바 '아리랑의 역설'이다. SE10이 중국 체리자동차의 플랫폼과 기술력을 대거 차용해 만들어지는 차량이라는 점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껍데기만 한국적일 뿐, 사실상 중국차의 뼈대와 심장을 빌려 쓰는 차량에 한국의 영혼을 상징하는 아리랑을 붙이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고 꼬집었다. 기술적 자립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감성 마케팅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모순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플랫폼 공유를 통한 원가 절감과 토종 브랜드로서의 자존심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KGM이 렉스턴 후속 모델에 최종적으로 어떤 차명을 달고 시장의 시험대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