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트럭트를 따라 속도를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계속 이어지는 코너를 따라 가속페달을 깊이 밟았다가, 다시 브레이크 밟는 과정을 반복했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따라 코너를 탈출하는 느낌이 반복되자 '운전 재밌네라는 생각이 커지면서 재미가 배가되었다.
이어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대를 잡고 극한 체험을 하는 '택시 드라이빙'이 시작됐다. 속도는 가볍게 100km를 넘었고 차량은 정신없이 좌우로 움직였다. 뒷좌석에 둔 가방과 카메라 등이 뒤엉키며 여기저기 부딪치는 소리가 크게 드렸다. 특히, 기자가 탔을 때는 한 바퀴 도는 데 약 2분이 걸리던 시간이 1분으로 줄어드는 마법도 체험했다.
자갈밭, 흙길 등을 지나 가파른 언덕도 가뿐하게 넘었다. 특히, 같이 함께 탄 인스트럭터는 장난스럽게 "저 이제 브레이크에서 발 뗍니다"라며 "가파른 언덕을 올라 내려갈 때 겁을 주기도 했다. 이어 "저 이제 발 뗐어요. 이제 차량에 들어간 경사로 저속 주행 장치를 직접 느끼세요"라고 말했다.
젖은 노면 서킷으로 자리를 옮겼다. 차는 기아 K5였다. 출발선에 맞춰 차를 세웠다. "출발하세요"라는 인스트럭터의 말이 들리자마자 엑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아 차량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순식간에 계기판에 찍히는 숫자는 70에 도달했다. 망설임 없이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자, 차량 보닛과 몸이 동시에 앞으로 솟구쳤다.
[르포] "'와'로 시작해 '억'으로 끝났다"…HMG 드라이빙 센터 달려보니
이미지 확대보기다목적 주행 코스 체험을 위해 줄 서있는 벨로스터 N 모습. 사진=김정희 기자
이어진 '짐카나'와 '슬라럼' 등을 체험하는 다목적 주행 코스에 들어가기 위해 차량을 벨로스터 N으로 갈아탔다. 짐카나는 평탄한 노면에 러버콘 등으로 코스를 만들고 가속과 감속, 코너링 등의 드라이빙 기술을 구사하며 주행하는 프로그램이며, 슬라럼은 평탄한 노면에 러버콘 등을 일정하게 배치한 후 그 사이를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주행 기술이다.
한 번의 연습을 거치고 이어진 2번째 출발을 위해 다시 출발선에 차량을 세웠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 그리고 운전대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오른발과 양손은 쉴 틈 없이 움직였다.
분명 9시 30분이었던 시간은 어느새 12시 30분이 되어있었다. 3시간이 흐른 것이다. 다양한 차종과 코스를 연이어 타느라 바쁘게 움직인 것도 있지만, 시간이 가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유익하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체험도 전문 드라이버와 함께 탑승하는 택시 드라이빙 형태로 진행되었다. 큰 배기음 소리를 내며 차는 시속 80km, 140km, 180km, 240km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차 안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안정적이었다. 크게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들어가자 입에서는 자연스럽게 "벌써 끝인가요?"라는 말이 나왔다.
행사를 마치고 생각해보니 불과 3시간 30분 동안 7종의 차를 타봤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균 30분마다 차를 바꿔탄 탓에 완전히 차량을 파악하고 익숙해지지는 않았지만, 각 차가 가진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