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넉넉한 공간과 운전자를 위한 달리기 성능, 자동차를 고를 때 이 두 가지 가치는 보통 타협의 대상이 되곤 한다. 공간을 택하면 거동이 둔해지고, 성능을 좇으면 서스펜션이 단단해져 2·3열에 앉은 가족들의 원성을 사기 일쑤다.
하지만 BMW의 플래그십 대형 SUV 'X7', 그중에서도 고성능 M 퍼포먼스의 영혼을 이식받은 'BMW X7 M60i xDrive M Spt Pro'는 이러한 오랜 상식을 기분 좋게 무너뜨린다. 평일 도심에서는 가족들의 편안하고 안락한 이동 수단으로, 홀로 운전대를 잡을 때는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화끈한 고성능 스포츠카로 변신한다. 아빠들의 꽤 현실적이면서도 완벽한 드림카, BMW X7 M60i xDrive M Spt Pro를 직접 타봤다.
[최기자 시승기] "가족에겐 나긋함을 아빠에겐 화끈함을"...패밀리 SUV의 완벽한 타협, BMW 'X7 M60i xDrive M Spt Pro'
차를 마주하면 전장 5,180mm, 전폭 2,000mm, 전고 1,835mm, 휠베이스 3,105mm의 육중한 체격이 시선을 묵직하게 누른다.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뽐내는 크기다. 자칫 비대해 보일 수 있는 박스형 바디지만, M 스포츠 프로 패키지 특유의 날렵한 디테일들을 부위별로 영리하게 버무려 둔탁한 느낌을 지워냈다.
먼저 전면부는 대형 키드니 그릴이 중심을 잡는다. 그릴 전체를 블랙 하이그로시로 강렬하게 마감했으며, 테두리를 따라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아이코닉 글로우' 조명을 더해 야간 존재감을 키웠다. 위아래로 날카롭게 갈라진 분할형 헤드램프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범퍼 하단의 대형 에어 인테이크는 고성능 모델다운 스포티한 인상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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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부는 긴 전장과 휠베이스가 만들어내는 웅장한 실루엣이 돋보인다. 윈도우 라인과 루프랙을 모두 매끄러운 블랙 하이그로시로 통일해 차체가 한결 탄탄하고 날렵해 보인다. 거대한 휠하우스를 빈틈없이 채운 22인치 M 전용 경합금 블랙 휠과 그 안쪽으로 푸른색 고성능 M 스포츠 브레이크 캘리퍼가 시각적인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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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면부는 좌우로 길게 뻗은 입체적인 3D 테일램프와 이를 가로지르는 크롬 가니시가 차체를 시각적으로 더 넓고 안정감 있게 지지해 준다. 하단 범퍼 양 끝단에는 장식용 이미테이션이 아닌, 진짜 V8 엔진의 숨통을 틔워주는 사각형 쿼드 머플러 팁과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디퓨저가 자리해 고성능 SUV의 정체성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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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으면 조작 장치의 디테일이 눈길을 끈다. 기어 셀렉터와 iDrive 컨트롤러, 볼륨 노브 등을 정교하게 세공된 크리스탈 소재로 마감해 손끝으로 전해지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메리노 가죽 시트는 열선과 통풍은 물론, 장거리 주행 시 피로를 덜어주는 정교한 마사지 기능까지 꼼꼼히 지원한다. 스티어링 휠의 M 삼색 스티칭과 카본 인서트 마감은 운전석의 달리기 감성을 슬쩍 부추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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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대다수 대형 SUV의 3열이 '비상용 짐칸'에 그치는 것과 달리, X7은 '사람이 탈 수 있는' 전용 공간으로서 거주성을 제법 훌륭하게 확보했다. 2열 시트를 앞으로 조금 밀면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이 앞시트에 바짝 끼지 않고 헤드룸도 여유롭다. 특히, 3열 탑승객만을 위한 전용 글래스 루프가 천장에 따로 뚫려 있어 시각적 답답함이 없다.
여기에 전용 컵홀더, USB 충전 포트, 공조 에어벤트는 물론 3열 시트 열선 기능까지 촘촘하게 챙겨 탑승객 누구도 소외받지 않도록 배려했다. 2열 시트 어깨춤의 버튼 하나로 3열 승하차를 돕는 이지엔트리 전동 메커니즘도 부드럽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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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열 시트까지 모두 펼친 상태에서도 300L의 기본 공간이 제공돼 일상적인 짐을 싣기에 충분하다. 트렁크 측면의 버튼을 눌러 3열 시트를 전동으로 접으면 용량은 750L로 넉넉하게 확장되며, 2열 시트까지 모두 접을 경우 최대 2,120L에 달하는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 골프백 4개는 물론 부피가 큰 오토캠핑 장비까지 여유롭게 넣을 수 있다.
아무래도 차박은 6인승보단 7인승이 기본적인 평탄화 면에서 크게 번거롭지 않고 좋지만, 6인승 모델도 별도의 2열 평탄화 보드와 꼬리 텐트 등을 구입한다면 충분히 차박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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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7 M60i xDrive M Spt Pro 진짜 매력은 보닛 아래 숨어있다. 파워트레인은 4.4리터 V8 BMW M 트윈파워 터보 가솔린 엔진과 최신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와 합을 이뤄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특히,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초반 발진 시 엔진의 터보랙을 꽤 매끄럽게 덮어주는 질감이 훌륭하다. 덕분에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에서도 8기통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울컥거림 없이 부드럽게 출발한다. 물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상황은 급변한다. 약 2.7톤(2,670kg)에 육박하는 육중한 공차중량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4.7초 만에 주파하는 폭발적인 펀치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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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도로에 올라 주행 모드를 컴포트에 두면, 도로 위의 자잘한 잔진동이나 과속방지턱의 불쾌한 충격을 나긋나긋하게 걸러내 마치 구름 위를 미끄러져 가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한다. 기본으로 탑재된 '어댑티브 2축 에어 서스펜션'의 조율 능력이 상당하다. 여기에 엔진 소음과 노면 소음 억제 능력도 탁월해 뒷자리에 탄 가족들은 그저 조용하고 안락한 최고급 세단에 탄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한적한 교외 도로에서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의 성격은 180도 달라진다. 배기 플랩이 열리며 묵직한 V8 베이스 엔진음이 실내로 기분 좋게 들이치고,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를 낮추며 탄탄하게 하체를 조인다. 가속 페달에 발을 살짝만 얹어도 거구가 도로를 찢듯 매섭게 튀어 나간다.
[최기자 시승기] "가족에겐 나긋함을 아빠에겐 화끈함을"...패밀리 SUV의 완벽한 타협, BMW 'X7 M60i xDrive M Spt Pro'
가장 감탄스러운 부분은 코너링이다. 무게중심이 높고 휠베이스가 긴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굽이진 와인딩 로드를 돌아나갈 때 좌우 쏠림(롤링)을 기대 이상으로 억제한다. 또 스마트한 xDrive 사륜구동 시스템이 네 바퀴의 접지력을 실시간으로 분배하는 가운데, 조향 각도에 따라 뒷바퀴를 함께 조향해 주는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기술이 빛을 발한다.
좁은 유턴 구간이나 타이트한 코너에서도 휠베이스가 마치 중형 SUV 수준으로 줄어든 것처럼 꼬리를 매끄럽고 민첩하게 말아 넣으며 직관적인 손맛을 선사한다. 큰 덩치가 운전자의 의도대로 칼같이 거동하는 쾌감은 오직 M 배지를 단 모델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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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BMW X7 M60i xDrive M Spt Pro는 대형 SUV가 가진 물리적 한계와 패밀리카라는 역할의 경계를 아주 가볍게 뛰어넘는다. 공간의 거주성, 패밀리카로서의 안락함, 타협 없는 퍼포먼스, 브랜드 밸류까지 모든 가치를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명쾌한 정답이다.
이 모든 것을 다 가진 매력적인 BMW X7 M60i xDrive M Spt Pro의 판매 가격은 1억 8,4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