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준중형 SUV는 더 이상 ‘중간급’이 아니다. 가격, 크기, 유지비, 활용성까지 모두 현실과 타협한 결과물이다. 대형 SUV는 부담스럽고, 소형차는 불안할 때 소비자는 이 세그먼트로 모인다. 그래서 이 시장은 늘 뜨겁고, 그래서 선택은 더 어렵다. 이번 본지에서는 차종별 성격을 분명히 나누는 것에 집중했다. 어떤 차가 ‘좋다’가 아니라, 어떤 생활에 맞는가를 기준으로 살펴봤다.
기아 ‘디 올 뉴 셀토스’ - 정답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설명이 필요한 차
셀토스는 준중형 SUV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점이다. 경쟁 모델들은 셀토스를 이기거나, 피하거나, 다른 길을 택한다. 그만큼 셀토스는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특히, 이번 출시된 2세대 모델은 효율성까지 업그레이드해 그 매력을 배가시켰다.
우선, 차체 크기는 부담 없지만, 실내에 앉으면 “생각보다 넓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이 체급에서 가장 영리하게 공간을 쓴다. 파워트레인 선택지도 실용적이다. 1.6 터보는 일상 주행에 부족함이 없고 퍼포먼스에 여유를 준다. 무엇보다 옵션 구성에서 소비자의 심리를 잘 읽는다. 꼭 필요한 ADAS와 편의 사양은 비교적 낮은 트림부터 챙길 수 있다.
코나는 셀토스와 자주 비교되지만, 성격은 분명히 다르다. 셀토스가 가족 단위까지 포괄한다면, 코나는 운전자 중심이다. 차체 반응이 빠르고, 회전 반경이 작아 도심 주행에서 스트레스가 적다. 운전의 재미가 있다는 뜻이다. 골목길, 지하주차장, 복잡한 출퇴근길에서 코나는 체급보다 훨씬 민첩하게 느껴진다.
외관 디자인도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만큼 개성이 분명하다. SUV 특유의 각진 이미지를 피하고, 미래지향적인 요소를 전면에 내세운다. 실내 역시 젊은 감각이다.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구성은 현대차의 최신 흐름을 따른다.
코나는 “SUV는 필요하지만, 차가 커 보이는 건 싫다”는 사람에게 맞는다. 특히 1~2인 가구, 혹은 첫 차 구매자에게 어울리는 선택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이름 그대로 SUV와 세단 사이 어딘가에 있다. 전고를 낮추고, 승하차를 편하게 만들었으며, 실내 공간은 최대한 확보했다. 그래서 주행 감각은 SUV보다 세단에 가깝다. 도로에서 차를 다루는 느낌이 가볍다.
가격 경쟁력은 확실한 무기다. 동급에서 가장 낮은 진입 가격을 형성하면서도, 기본 안전 사양은 충실하다. 특히 수출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이라는 점은 신뢰도를 높인다. 트랙스는 “SUV가 꼭 이렇게 커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실용적인 답이다. 차체 크기와 이미지보다, 실제 쓰임새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어울린다.
코롤라 크로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모델이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라인업, 뛰어난 연비, 토요타 특유의 내구성까지 갖췄다. 성격상 니로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차다. 그럼에도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라인업 중복과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아쉽다. 이 차가 들어왔다면, 준중형 SUV 시장의 판도는 조금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