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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도로 위의 제왕, 2025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가솔린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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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육기자의 으랏차차] 도로 위의 제왕, 2025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가솔린 시승기

압도적인 존재감과 V8 엔진의 여유가 빚어낸 아메리칸 럭셔리의 정점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5-12-23 13:05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도로 위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는 차량을 꼽으라면 단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다. 최근 부분변경을 거친 2025년형 에스컬레이드는 정통 아메리칸 럭셔리의 기함답게 더욱 화려해진 디자인과 파격적인 첨단 기술로 무장했다. 특히 전동화 전환의 흐름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6.2리터 V8 가솔린 엔진은 이 거대한 차체에 걸맞은 품격과 여유로운 주행감을 선사한다.

외관은 기존의 웅장함을 유지하면서도 세밀한 변화를 통해 세련미를 더했다. 전면부의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으로 길게 뻗은 시그니처 라이팅은 에스컬레이드만의 정체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원래도 강렬했지만, 더 강렬해진 인상이다.

최신 모델은 순수 전기 모델인 에스컬레이드 IQ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 요소를 차용해 수직형 헤드램프의 디테일을 한층 강화했다. 게다가 거대한 차체를 꽉 채우는 최대 24인치 휠은 당당한 풍채를 완성한다. 물론 순서도 IQ가 먼저였다.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대시보드를 가득 채운 55인치 커브드 필러 투 필러(Pillar-to-Pillar) 디스플레이다. 운전석부터 조수석 끝까지 이어진 이 거대한 화면은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낼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시인성과 직관적인 조작성을 제공한다. 다만, 조수석 앞 디스플레이는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의 한계로 간단한 정보창 이외 더 많은 기능을 원한다면 HDMI를 연결할 수밖에 없다는 게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인테리어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실내 곳곳을 감싼 최고급 가죽과 리얼 우드 소재, 정교한 박음질 디테일은 마치 프리미엄 라운지에 머무는 듯한 안락함과 고급스러운 촉감을 전달한다.

주행 성능의 핵심은 단연 6.2리터 8기통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해지는 묵직한 엔진의 고동감은 터보 엔진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감성을 자극한다. 최고출력 426마력과 최대토크 63.6kg·m의 강력한 힘은 3톤에 육박하는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가속하는 순간부터 고속 주행에 이르기까지 매끄럽고 여유로운 출력 전개를 보여준다.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부드러운 회전 질감과 10단 자동변속기의 조화는 운전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내며 쾌적한 주행을 돕는다.

에스컬레이드의 가치를 완성하는 것은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승차감이다. 1000분의 1초 단위로 노면 상태를 감지해 댐핑력을 조절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과 에어 라이드 어댑티브 서스펜션의 조합은 요철이나 불규칙한 노면에서도 차체의 흔들림을 극도로 억제한다. 이론을 실제로 경험하는 순간이다.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차고를 스스로 낮춰 안정감을 높이고 코너링 시에는 좌우 쏠림을 최소화해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준다.

물론 5미터가 넘는 전장과 거대한 전폭으로 인해 좁은 도심 주차장이나 골목길 이용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요소이며,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이 숙명적으로 안고 있는 낮은 연비 또한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게다가 차체의 무게감은 제동력의 문제로 남는다. 이는 에스컬레이드만의 문제가 아니라 덩치 큰 차라면 대부분이 겪는 일이다. 앞서 일반 세단을 탔다면 조금 더 일찍 여유롭게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놔야 한다는 뜻이다. 애초에 달리기만을 생각했다면 이런 대형차를 고르는 게 아니다. 운전의 재미를 보기 위해서라면 2인승 경량 스포츠카가 제격이니 말이다.

에스컬레이드는 성공의 상징이자 독보적인 가치를 증명하는 공간이다. 압도적인 공간 활용성과 럭셔리한 실내 사양, 그리고 V8 엔진이 주는 주행의 여유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에스컬레이드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로 군림하고 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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