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EV) 분야에서 급성장한 중국의 자동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파격적인 파워트레인 전략으로 또 한 번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순수 전기차 대신, 최근 낮은 연료 소비와 1,000km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를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인 DM-i 파워트레인에 초점을 맞추던 BYD가 이제는 여기에 '복서 엔진'을 결합한 새로운 확장형 전기 파워트레인(Extended-Range Electric Powertrain)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포르쉐나 스바루 같은 브랜드에서 볼 수 있었던 수평대향 엔진, 즉 복서 엔진(Boxer Engine)이 BYD의 확장형 전기차 발전기(Generator) 역할을 맡게 된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엔진의 주된 역할은 구동용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것이다.
BYD가 복서 엔진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기존의 직렬 엔진과 비교해 평평한 구조(Flat Layout)를 갖는 복서 엔진은 차량의 무게 중심(Center of Gravity)을 낮춰 주행 역동성(Driving Dynamics)을 향상시킨다.
복서 엔진은 크기를 줄이고 소음을 감소시키기 위해 드라이 섬프(Dry-sump) 윤활 시스템을 사용하며, 맞춤형 오일 순환 설계와 최적화된 냉각 시스템이 적용되었다.
BYD에 따르면, 이 엔진은 공회전 및 저부하 조건에서 전기 모터보다 단 1데시벨(dB)만 더 시끄러울 뿐이다. 이는 사실상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 수준의 정숙성을 의미한다.
새롭게 개발된 터보 2.0리터 복서 엔진은 BYD의 e4 플랫폼 기반 확장형 전기 파워트레인, 즉 직렬 하이브리드(Series Hybrid) 시스템의 레인지 익스텐더 역할을 위해 특별히 개발되었다.
주된 임무는 배터리 충전이지만, BYD는 특정 조건에서는 이 복서 엔진이 후륜 축을 직접 구동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최고 출력 272마력과 최대 토크 280파운드-피트를 발휘한다.
이 새로운 기술이 처음 적용될 차량은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양왕(Yangwang)의 플래그십 세단인 U7이다. 길이가 17.0피트(약 5.18미터)가 넘는 이 대형 세단은 2025년 초 중국에서 공개되었으며, 플러그인 버전의 시작 가격은 약 8만8500달러(약 62만8000위안, 한화 약 1억1700만원)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양왕 U7은 고성능 전기차 기술에 복서 엔진의 안정성과 정숙성을 더해, 고급스러움과 압도적인 주행 가능 거리를 모두 원하는 프리미엄 시장 소비자들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BYD가 단순한 전기차 제조사를 넘어, 기술적 혁신을 통해 전통적인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