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대기업 GAC 그룹이 전기차 시장의 오랜 숙제였던 주행 거리 불안(Range Anxiety)을 해소할 잠재력을 가진 기술을 선보였다. 2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GAC 그룹은 최근 첫 대용량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소량 시험 생산에 돌입했다.
이 시설은 60Ah 이상의 용량을 가진 자동차용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최초의 라인이다. GAC가 업계 선두다. 이로써 GAC는 대용량 고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달성한 최초의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GAC 그룹이 완성한 이 고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성능 향상이 압도적이다. GAC 연구 책임자인 치홍중은 이 기술의 파급력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500km 주행 거리를 가진 차량이 이 배터리를 장착하면 1000km를 초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천 킬로미터 시대가 열린다.
다만, 이 수치는 중국의 CLTC 시험 주기를 기반으로 한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주기는 일반적으로 미국의 EPA 추정치보다 약 3분의 1 높은 범위를 제공한다. 이를 감안하면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약 650km에서 750km 선일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범위는 약간 낮을 수 있다.
GAC의 배터리는 기존 배터리의 면적 용량에 비해 7.7mAh/cm²의 높은 수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면적 용량이다. 셀당 용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 팩의 에너지 밀도도 덩달아 높아진다.
기존 배터리와 고체 배터리의 가장 큰 차이는 전해질 재료에 있다. 기존 배터리가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반면, 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액체 프리' 설계가 핵심이다.
이 설계는 내열성과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킨다. 고체 전해질은 300도에서 400도의 온도를 견딜 수 있다. 안전 기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는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의 낮은 한계 온도에 비해 월등히 높다.
GAC 그룹은 또한 음극 제조 공정에서도 주목할 만한 효율성 돌파구를 달성했다. 생산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이른바 '건식 공정'을 사용하여 전통적으로 독립적이던 세 단계(슬러리 준비, 코팅, 압연)를 하나의 단계로 통합했다. 공정이 단순화되었다. 이러한 복잡성 감소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전반적인 제조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더욱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GAC의 공식 로드맵에 따르면, 2026년까지 소규모 배치 차량 통합 및 시험이 계획되어 있다. 이후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점진적인 대량 생산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이러한 기술적 돌파구는 분명 의미가 크다. 하지만 상업적 타당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다. 공급망 구축이 관건이다. 이는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확보와 장기적인 안전성 검증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돌파구는 중국이 2035년까지 고체 배터리의 대규모 전 세계 채택을 예측하는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 차량 기술 로드맵 3.0"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