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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는 테슬라와 BYD 격차.. 유럽 시장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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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어지는 테슬라와 BYD 격차.. 유럽 시장에서 무슨 일이?

BYD 7월 1만3503대 신차 등록 225% 폭증.. 테슬라 8837대와 대조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9-02 10:12

BYD CEO 왕촨푸이미지 확대보기
BYD CEO 왕촨푸
한때 유럽 전기차 시장을 지배했던 테슬라(Tesla)가 흔들리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반면, 중국의 BYD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테슬라를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전기차 브랜드로 등극했다. 테슬라의 몰락과 BYD의 약진,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BYD, 폭발적 성장으로 테슬라 추월


2025년 7월, BYD는 유럽에서 1만3503대의 신차를 등록하며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5%나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8837대를 등록하는 데 그쳤다. 무려 40% 급감했다. BYD의 상승세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지난 4월부터는 신규 등록에서 꾸준히 테슬라를 앞서기 시작했다. BYD는 현재 유럽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하며, 0.8%에 그친 테슬라를 50%나 앞서고 있다.

BYD의 유럽 시장 공략은 거침이 없다. 돌핀 서프, 씰 U, 아토 3와 같은 모델들은 경쟁력 있는 가격과 현대적인 기능으로 유럽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헝가리 등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하며 관세 장벽을 우회하고 있다. BYD CEO 왕촨푸는 "11만 명 엔지니어가 우리의 가장 큰 자산"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BYD 약진의 핵심 원인, 가성비와 '수직 계열화'


BYD의 성공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의 성공 뒤에는 '수직 계열화'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BYD는 배터리, 전기 모터, 반도체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자체적으로 생산한다. 이는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는 테슬라와 달리,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수직 계열화 덕분에 BYD는 유럽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형 해치백 돌핀 서프(Dolphin Surf)는 2만 5000 유로(약 3700만 원)부터 시작해 테슬라 모델 3보다 훨씬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소비자들이 BYD를 선택하고 있다.

또한, BYD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소형차부터 SUV, 하이브리드까지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이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라인업을 가진 테슬라의 약점을 파고든 전략이다.

테슬라 자동차 라인업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자동차 라인업


추락하는 테슬라, 이유는 머스크


테슬라의 판매량 감소는 유럽 전역에서 관찰된다. 프랑스에서는 8월 등록량이 전년 대비 47.3%나 감소했다. 스웨덴에서는 무려 84% 급감했다. 덴마크와 네덜란드에서도 각각 42%, 50% 줄었다.

테슬라의 부진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됐다.

노후화된 라인업이 첫 번째로 꼽힌다. 테슬라는 2020년 모델 Y 이후 새로운 대중 시장 모델을 출시하지 않았다. 여기에 새로운 중국 경쟁업체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끊임없이 신모델을 쏟아내고 있는 치열한 경쟁 환경도 풀어야 할 과제다.

여기에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리스크 행보가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머스크의 논란이 되는 정치적 발언이 일부 소비자의 반감을 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머스크 때문에 테슬라 구매를 망설인다고 답했다.

중고차 시장의 영향도 한 몫 했다. 신차 가격 인하로 중고 테슬라의 가치가 떨어졌다. 이는 중고차 판매량 증가로 이어져 신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7월 중고 테슬라 판매량이 270% 급증했다.

테슬라 판매량이 증가한 유일한 시장은 노르웨이와 스페인이다. 노르웨이에서는 테슬라 등록이 21.3% 늘었다. 스페인에서는 161% 증가했다. 하지만 이 두 시장에서도 BYD의 성장세는 훨씬 폭발적이었다. 같은 기간 노르웨이에서 BYD는 218% 급증했다. 스페인에서는 400% 이상 늘었다. 올해 스페인 누적 판매량에서도 BYD는 675% 성장하며 테슬라를 압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2023년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자동차인 모델 Y 생산 라인을 개편했다. 이로 인해 판매 감소가 일시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데이트된 모델 Y의 출고가 시작된 이후에도 판매량은 오히려 급감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전 세계적으로 910만 대 이상이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8%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중국이 550만 대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럽 역시 200만 대를 기록하며 26% 성장했다. 그러나 이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노후화된 라인업을 보강하고, 머스크의 영향력으로 인해 추락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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