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모빌리티

글로벌모빌리티

테슬라, 중국 시장에서 '중국 AI'로 반전 노리나

메뉴
0 공유

뉴스

테슬라, 중국 시장에서 '중국 AI'로 반전 노리나

딥시크·더우바오 AI모델 차량에 통합.. 현지 맞춤형 기능 제공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8-25 05:48

이미지 확대보기
한때 중국 전기차(EV)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테슬라가 위기에 직면했다. 2분기 중국 판매량이 11.7%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BYD(비야디)와 지리(Geely) 등 현지 기업들의 거센 추격에 밀리는 모양새다. 특히 중국 소비자들은 현지 맞춤형 기능을 제공하는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24일(현지 시각) 247wallst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에서 위기를 타개를 위해 현지 인공지능(AI)과 협력에 나섰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개발된 AI 모델 '딥시크(DeepSeek)'와 '더우바오(Doubao)'를 자사 차량에 통합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담당하는 xAI의 '그록(Grok)'을 중국의 규제 제약 때문에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다.

더우바오는 내비게이션, 미디어 재생, 실내 온도 조절 등 차량 내 음성 명령을 처리하는 데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딥시크는 다중 대화와 추론 작업을 지원하는 고급 대화형 AI다. 이 두 AI를 동시에 활용해 테슬라는 중국 운전자들에게 현지화된 경험을 제공하려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BYD와 BMW 등 경쟁사들이 알리바바 AI 모델을 통합하는 등 비슷한 전략을 펼치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테슬라는 현지 AI를 채택함으로써 경쟁사들의 기술력에 맞서고, 중국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국의 엄격한 데이터 현지화 법규는 민감한 정보를 자국 내에서만 처리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그록 같은 해외 AI 모델을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중국 운전자들은 위챗(WeChat)이나 바이두 지도와 같은 현지 앱과 통합된 차량을 기대한다. 테슬라의 새로운 AI 전략은 이러한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테슬라의 AI 전환은 중국 소비자들의 회의적인 시선을 돌리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중국 구매자들은 빈번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현지화된 기능을 제공하는 니오(Nio) 같은 경쟁사에 비해 테슬라의 차량 내 기술이 뒤처진다고 비판해왔다. 딥시크와 더우바오의 통합은 지역 사투리를 이해하거나 알리페이(Alipay)와 같은 결제 플랫폼과 연동하는 등 문화적으로 미묘한 상호 작용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테슬라의 매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테슬라는 여전히 '명백한 미국 브랜드'라는 인식을 극복해야 한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복잡한 파트너십을 관리하고 원활한 통합을 보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번 AI 파트너십 소식은 테슬라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매출 부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지 경쟁사들은 정부 지원과 확고한 소비자 충성도라는 강력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저작권자 © 글로벌모빌리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