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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나와!" BMW, '노이에 클라세'로 전기차 시장 반격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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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나와!" BMW, '노이에 클라세'로 전기차 시장 반격 나선다

매끄러운 SW, 고성능 컴퓨터, 혁신적 디자인 통합한 차세대 EV 플랫폼
SUV 'iX3'를 시작으로, 신형·개선 모델 40개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8-11 09:02

BMW의 SUV iX3이미지 확대보기
BMW의 SUV iX3
BMW가 109년 역사상 가장 큰 투자를 단행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을 뒤흔들 준비를 마쳤다. 10일(현지 시각) jingdaily에 따르면, BMW는 회사 미래가 걸린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기술을 앞세워 장거리 주행, 초고속 충전 등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선보이며 테슬라와 중국 경쟁사들에 맞불을 놓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엘비스 프레슬리가 탔던 전설적인 BMW 507 컨버터블처럼, BMW는 새로운 클래스를 통해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벤치마크를 제시하려 한다.

BMW는 뮌헨 본사 보안 문 뒤에 감춰진 'iX3'라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시작으로, 노이에 클라세 기술을 적용한 신형 또는 개선 모델 40개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노이에 클라세는 매끄러운 소프트웨어, 고성능 컴퓨터, 혁신적인 디자인을 통합한 BMW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이다.

올리버 집세(Oliver Zipse) CEO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109년 역사상 단일 아키텍처(플랫폼)에 대한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는 BMW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얼마나 절박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테슬라가 '생산 지옥'을 벗어나기 시작한 2019년, BMW는 많은 고객을 테슬라에 빼앗겼다. 당시 5만 달러대의 전기차를 찾는 미국 소비자들은 BMW i3보다 더 크고, 주행거리가 길며, 충전 속도가 빠른 테슬라 모델 3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BMW가 반격에 나섰다. iX3는 유럽 테스트 절차 기준 최대 800km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며, 테슬라 모델 Y의 622km를 훌쩍 뛰어넘는다. 또한, 400kW의 초고속 충전을 지원해, 10분 충전만으로 뉴욕에서 워싱턴 D.C.까지 갈 수 있는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테슬라의 최대 충전 속도 250kW보다 훨씬 빠르다. 집세 CEO는 "노이에 클라세는 업계의 벤치마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BMW는 중국 시장에서 급성장하는 BYD와 샤오미 같은 현지 제조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2024년 상반기 BMW와 미니의 중국 내 판매량은 15% 감소했다. 현지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쏟아내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세 CEO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시장 부문이 있다면 철수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내비쳤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중국 시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중국의 엄청난 규모와 혁신 덕분에 많은 이점이 있다"며 "이를 무시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했다. 수익성 높은 내연기관 모델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기 때문에, BMW는 폭스바겐이나 GM 같은 대중 시장 제조업체보다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MW는 소프트웨어와 배터리 기술에서 현지 업체에 뒤처진다는 인식을 바꿔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BMW는 위챗(WeChat) 통합, 중국 전용 앱 스토어 제공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내년에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와의 협력으로 대규모 언어 모델을 차량에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노이에 클라세의 핵심은 '슈퍼브레인'이라 불리는 새로운 디지털 신경계다. 이 시스템은 BMW의 기존 시스템보다 20배 빠른 연산 능력을 자랑한다. 인포테인먼트, 자율 주행, 공조 시스템 등 차량의 모든 기능을 제어하며, 운전 경험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실제로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iX3 프로토타입 시승 행사에서 언론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기자는 iX3가 "운전 기사 중심의 롤스로이스보다 낫다"며 교통 정체 상황에서 부드러운 정차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iX3는 기존 iX 모델보다 도로의 요철을 훨씬 부드럽게 통과하며, 운전자 보조 시스템 역시 더 유능하고 민첩하게 반응했다.

BMW는 노이에 클라세를 통해 '궁극의 드라이빙 머신'이라는 브랜드의 명성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테슬라의 약점을 파고들며,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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