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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 차량 가격 2000 달러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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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로 미 차량 가격 2000 달러 인상

볼보·미쓰비시, 가격 올려.. 미 자동차 시장 ‘어두운 그림자’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20 05:40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볼보 생산 공장. 사진=볼보 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볼보 생산 공장. 사진=볼보 자동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정책이 미국 자동차 시장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컨설팅 기업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는 트럼프의 관세가 차량당 거의 2000 달러(약 275만 원)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야기하고, 이는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릭스파트너스 연례 글로벌 자동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자동차 구매자들은 트럼프 관세로 인해 총 300억 달러(약 41조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이미 높은 미국 자동차 가격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동차 회사들이 관세 비용의 약 80%를 부담하게 되면서 차량당 1760 달러(약 240만 원)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크 웨이크필드 알릭스파트너스 글로벌 자동차 시장 책임자는 "이러한 관세는 큰 비용 장벽을 가져오며, 소비자가 대부분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자동차는 이미 올해 각각 50억 달러(약 6조8800억 원), 25억 달러(약 3조4400억 원)의 관세 영향을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은 향후 3년 동안 미국 내 차량 판매량을 약 100만 대 감소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알릭스파트너스는 관세 효과가 완화되면서 2030년에는 미국 자동차 판매량이 1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 정책 후퇴, 미국 자동차 산업 미래 위협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은 단순히 가격 인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7500 달러(약 1000만 원) 소비자 세금 공제와 같은 전기차 판매 촉진 인센티브를 줄이거나 제거하려는 움직임은 전기차 전환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이는 소비자들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을 선택하게 만들 것이며, 결과적으로 알릭스파트너스는 미국의 전기차 판매 전망치를 절반 가까이 낮춰 잡았다.

이제 배터리 전기차는 2030년 미국 자동차 판매의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이전 예측치인 31%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반면,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은 2030년 미국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이전 예측치인 약 3분의 1보다 증가한 것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장거리 전기차의 예상 점유율도 10%에서 6%로 줄어들었다.

웨이크필드는 이러한 전기차에 대한 '공격적인 지원 중단'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쇠퇴하고 있는 내연기관 기술의 선두 주자라는 모호한 오명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은 2028년까지 세계 최고의 V8 엔진을 갖게 될 것이며, 그쯤이면 세계 유일의 V8 엔진도 갖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뒤쳐지고, 심지어 중국의 플랫폼과 기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사진=미쓰비시 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사진=미쓰비시 자동차


볼보와 미쓰비시, 관세 영향으로 가격 인상


실제로 볼보자동차와 미쓰비시 자동차는 이미 트럼프 관세 정책과 생산 비용 증가를 이유로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했다. 볼보자동차는 2026년 모델에 걸쳐 미국 가격을 최대 6% 인상했으며, 이는 1800 달러(약 240만 원)에서 3200 달러(약 440만 원)에 이른다. 미쓰비시 자동차 또한 아웃랜더, 아웃랜더 스포츠, 이클립스 크로스 등 세 가지 모델의 미국 가격을 평균 2.1% 인상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특히 전기차 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며 미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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