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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애플처럼 진화?.. '자동차 회사' 옷 벗고 'AI 플랫폼'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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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애플처럼 진화?.. '자동차 회사' 옷 벗고 'AI 플랫폼' 변신

아이폰 성공 모델 차용.. 차량을 '24시간 수익 창출 로봇'으로 전환하는 비전
단순 운송 넘어 에너지·데이터 등 인프라 기업 변화..8월 로보택시 출시 승부수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02 16:35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사진=Bllu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 로보택시 사이버캡. 사진=Bllu
한때 전기차 시장을 독점하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테슬라가 중대한 기로에 섰다. 1일(현지시각) Y넷뉴스는 판매 둔화와 전 세계 전기차 기업들의 거센 추격에 직면한 테슬라가 하드웨어 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반복적인 서비스 수익을 창출하는 자율주행 플랫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시도한다고 밝혔다. 애플의 성공적인 서비스 전환 전략에 영감을 받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로보택시'를 이 변화의 핵심으로 삼아 테슬라를 자율 운송, 에너지 생태계,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종합 기술 기업으로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판매량 감소와 경쟁 심화.. 테슬라의 현실


1분기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차량 인도량이 13% 감소한 33만7000대에 그쳤다. 이는 2022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은 물론, 일론 머스크 CEO의 트럼프 행정부 내 역할에 대한 논란으로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든 미국 소비자들이 이러한 상황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테슬라의 고민을 깊게 만든다.

이처럼 실망스러운 실적 보고서가 발표되자 머스크 CEO는 테슬라에 대한 개인적인 집중을 강화하고, 로봇 부문을 보강하며, 특히 오는 8월 8일 로보택시 출시를 발표하는 등 테슬라의 방향 전환을 빠르게 알렸다.

애플에서 배우는 테슬라의 미래 전략


전기차 제조업체로 출발한 테슬라가 애플처럼 종합 기술 기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모바일 세상을 변화시켰듯, 테슬라는 운송과 에너지 분야 혁신을 목표로 한다.

애플은 과거 아이폰, 맥북, 아이패드와 같은 하드웨어 판매 중심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애플 뮤직, 애플 TV+, 아이클라우드, 애플 페이, 아케이드 등을 출시하며 서비스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몇 년에 한 번씩 기기를 판매하는 대신, 애플은 동일한 사용자로부터 매월 반복적인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는 극적이었다. 서비스 매출은 2015년 200억 달러(약 27조 4700억 원)에서 2024년 900억 달러(123조60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으며, 서비스의 총 이익률은 하드웨어(35-40%) 대비 약 70%로 월등히 높다. 이를 통해 애플은 기기 판매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 안정성, 현금 창출 능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테슬라도 애플의 이러한 성공적인 전환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테슬라의 첫 번째 강점은 전체 가치 사슬에 대한 완벽한 통제력이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테슬라는 자체 제품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여 원활하고 맞춤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전기차용 배터리, 모터, 컴퓨팅 시스템을 직접 제조하고 이 모든 구성 요소를 완벽하게 통합한다. 또한, 차량에 대한 원격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제공하여 판매 후에도 성능 및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테슬라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 솔라패널로 부터 전력이 공급된다이미지 확대보기
테슬라에서 운영 중인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 솔라패널로 부터 전력이 공급된다


자동차를 넘어, 에너지 생태계와 자율주행으로 확장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를 넘어 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전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태양 전지판, 에너지 저장 배터리(파워월), 고속 충전소 네트워크(슈퍼차저)와 같은 제품을 제공하며, 자동차 판매뿐 아니라 가정과 기업을 위한 에너지 솔루션까지 제공하여 고객 관계를 강화하고 자사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다.

또 다른 선도 분야는 자율주행이다. 테슬라는 수백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실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하여 AI 시스템을 개선하고, 차량이 스스로 주행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머신 러닝 모델 훈련을 위해 설계된 도조(Dojo) 슈퍼컴퓨터에 대한 투자는 첨단 기술에 대한 테슬라의 노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테슬라가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한다면, 이는 단순히 '차량 판매' 모델에서 '서비스형 모빌리티(Mobility-as-a-Service, MaaS)' 모델로의 전환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애플이 서비스를 통해 아이폰을 월간 매출 플랫폼으로 바꾼 것과 유사하게, 테슬라는 모든 차량을 24시간 연중무휴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변모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바로 근본적인 차이다. 애플은 콘텐츠, 데이터, 디지털 접근을 판매하지만, 테슬라는 종종 더 가치 있는 물리적 움직임, 인간의 시간, 실제 존재감을 판매하게 된다. 디지털 서비스가 일일 소비 시간에 의해 제한되는 반면, 자율주행차는 쉬지 않고 "작동"하여 언제 어디서나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단순 자동차 회사를 넘어선 인프라 기업으로


이러한 변화를 통해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브랜드에서 운송, 에너지, 데이터,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프라 회사로 탈바꿈할 비전을 품고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테슬라는 애플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우리가 움직이고, 소비하고,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재창조할 수도 있다.

테슬라의 미래는 더 이상 자동차 판매량에 있지 않다. 회사의 전체 정체성을 재정의할 수 있는 모델 변화를 주도하는 데 있다. 머스크의 전략적 변화 이후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자율주행 세계를 위한 기술 인프라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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