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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것 같았던 믿음.. 테슬라 '황금빛 후광'이 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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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할 것 같았던 믿음.. 테슬라 '황금빛 후광'이 깨졌다

UBS 여론조사, 테슬라 선호도 하락세.. 중국·유럽·미국 전역에서 추락 확인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02 11:4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출처=유튜브
한때 '방탄'처럼 견고했던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1일(현지시각) 카스쿠프가 밝혔다. 경쟁사보다 빠르고 기술적으로 앞선 전기 자동차(EV)로 찬사를 받았고,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독불장군 천재'로 추앙받았다. 그러나 최근 UBS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는 테슬라 브랜드 후광이 상당 부분 희미해졌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유럽에의 머스크 CEO의 정치적 발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테슬라 위상에 균열이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MW에서 샤오미, BYD에 이르기까지 기존 및 신흥 자동차 제조사들은 테슬라의 이러한 브랜드 위상 하락을 기회 삼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UBS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슬라를 최고 EV 브랜드로 꼽은 글로벌 구매자 비율은 2022년 23%에서 지난해 18%로 감소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하락세는 더욱 뚜렷하다. 미국 구매자 중 테슬라를 1위로 꼽은 비율은 38%에서 29%로 떨어졌고, 유럽에서는 20%에서 15%로 급감했다.

특히 테슬라가 가장 큰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은 중국 시장이다. 중국 구매자 중 테슬라를 최고 브랜드로 꼽은 비율은 2023년 18%에서 지난해 14%로 추가 하락했다. 놀라운 점은 2020년에는 이 수치가 30%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중국 현지에서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전기차 모델이 쏟아져 나오면서 테슬라 경쟁력이 약화됐음을 보여준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에서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테슬라는 더 이상 기술 리더로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머스크의 정치 개입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반적으로 테슬라 주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한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테슬라 브랜드에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가 전기차 혁명을 시작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다른 플레이어들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의 첫 번째 전기차 SU7은 호평을 받았고, 새로운 YU7 전기 SUV 또한 동급 테슬라 모델 Y보다 훨씬 세련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테슬라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것은 중국의 BYD다. BYD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자토 다이나믹스(Jato Dynamics) 데이터에 따르면, BYD는 지난 4월 유럽에서 사상 처음으로 테슬라를 앞질렀다. BYD는 4월 한 달간 유럽에서 7231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169%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테슬라 유럽 판매량은 같은 기간 49% 감소한 7165대에 그쳤다. 유럽 전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28% 급증해 18만400대에 달했으며,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3%에서 17%로 증가했다. 이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그 성장 과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


테슬라 브랜드 위상 하락은 단순히 시장 경쟁 심화 때문 만은 아니다. UBS 보고서에서 지적했 듯, 일론 머스크 CEO의 잦은 정치적 발언이나 논란이 되는 행보가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크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점은 테슬라가 '혁신적인 기술 기업' 이미지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윤리적 경영'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다룰 지에 대한 중요한 과제를 안겨준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 상실은 더욱 심각한 문제다. 중국 현지 전기차 기업들은 테슬라가 쌓아온 기술적 우위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과 현지 소비자 맞춤형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다. 테슬라가 과거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다시 한번 시장을 선도할 만한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고, 동시에 글로벌 각 시장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인 브랜드 관리와 소통이 절실해 보인다.

테슬라의 '황금빛 후광'이 영원할 것 같았던 믿음은 깨졌다. 이제 테슬라는 더욱 치열해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자신의 위치를 재정립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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