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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슬라, 테슬라 자율주행 분야 협력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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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테슬라, 테슬라 자율주행 분야 협력 재개?

2년간 멈췄던 '자율주행 뇌' 작업인 '리눅스 커널 업스트리밍' 다시 시작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5-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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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엔지니어들이 테슬라 완전 자율주행(FSD) SoC에 대한 지원을 리눅스 커널 메인라인에 업스트리밍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포로닉스가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2년 초, 초기 작업은 리눅스 5.18 버전에 일부 기능이 포함됐고, 이후 메인라인 커널에서 테슬라 FSD SoC의 고속 데이터 통신로인 PCIe(Peripheral Component Interconnect Express) 지원 작업으로 전환됐지만, 2년여 동안 중단된 듯 보였다.

하지만 5월, 삼성의 노력이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삼성은 리눅스 커널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테슬라 FSD SoC에 대한 'PCI Express' 지원을 활성화하는 최신 패치(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조각)를 공개하며, 업스트리밍 작업 재개를 알렸다. 이는 단순한 작업 재개를 넘어,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인 자율주행 분야에서 삼성과 테슬라의 잠재적 협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자율주행 차의 '뇌'와 '신경망'을 잇는 작업


테슬라 'FSD SoC'는 자동차의 '뇌'와 같다. 완전 자율주행이라는 복잡하고 방대한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핵심 부품이다. 각종 센서(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분석해 자동차의 움직임을 제어한다.

리눅스 커널은 자동차의 '신경망'이자 '운영체제의 심장'과 같다. 자동차의 다양한 하드웨어 부품(FSD SoC, 센서, 통신 장치 등)과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FSD SoC의 연산 결과를 바탕으로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 브레이크, 스티어링 휠 등을 제어하며, 자동차 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들이 리눅스 커널 위에서 작동한다.

'업스트리밍'은 삼성의 FSD SoC 지원 기능을 리눅스 커널이라는 '표준화된 운영체제의 핵심 줄기'에 통합하는 작업이다. 이는 특정 회사의 독자적인 기술을 널리 사용되는 국제 표준에 맞춰 호환성을 높이는 과정과 같다. 업스트리밍이 완료되면, 리눅스 커널을 사용하는 다양한 시스템에서 삼성의 FSD SoC를 보다 쉽게 인식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FSD SoC와 리눅스 커널 '만남'이 가져올 변화

삼성의 테슬라 FSD SoC에 대한 리눅스 커널 업스트리밍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 가속화: 리눅스 커널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 세계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해 기능을 개선하고 안정성을 높인다. 삼성의 FSD SoC 지원이 리눅스 커널에 통합되면, 더 많은 개발자들이 이 강력한 하드웨어를 활용해 혁신적인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율주행 기술 전반의 발전 속도를 끌어올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호환성 증대: 업스트리밍은 특정 하드웨어(삼성 FSD SoC)가 다양한 소프트웨어 환경(리눅스 기반 운영체제)에서 보다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표준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유연하게 선택하고 통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

개발 비용 및 시간 절감: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때, 특정 하드웨어에 맞춰 모든 소프트웨어를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삼성 FSD SoC가 리눅스 커널에서 표준적으로 지원되면, 제조사들은 이미 검증된 리눅스 생태계의 다양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와 도구를 활용해 개발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더욱 안전하고 안정적인 자율주행 시스템: 리눅스 커널은 오랜 기간 동안 수많은 개발자들의 검증을 거쳐 안정성이 높은 운영체제로 평가받는다. 삼성의 FSD SoC와 안정적인 리눅스 커널의 결합은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의 토대가 될 수 있다.

삼성과 테슬라의 협력 가능성 확대: 비록 현재까지 공식적인 협력 발표는 없지만, 삼성의 이번 업스트리밍 작업은 잠재적으로 삼성의 고성능 반도체 기술과 테슬라의 혁신적인 자율주행 기술이 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삼성은 테슬라에 FSD SoC를 공급하는 핵심 파트너가 될 수도 있으며, 이는 양사 모두에게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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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된 움직임, 앞으로의 전망은?


삼성의 테슬라 FSD SoC에 대한 PCIe 지원 업스트리밍 작업 재개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하다. 2년여 동안 중단됐던 작업이 다시 진행된다는 것은, 삼성 내부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으며, 관련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에 공개된 패치는 FSD 플랫폼에 탑재된 'DesignWare'(반도체 칩 설계에 사용되는 재사용 가능한 핵심 부품들의 모음) 기반 PCIe IP 인스턴스 세 개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며, 필요한 DT(Device Tree, 장치 트리) 바인딩, DT 파일 수정, 컨트롤러 및 PHY 드라이버 지원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Device Tree(장치 트리)는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ARM 기반 시스템에서 하드웨어 구성 정보를 운영체제(특히 리눅스 커널)에 전달하는 데이터 구조이다. 어떤 CPU가 사용되었는지, 어떤 주변 장치들이 연결되어 있는지, 각 장치의 메모리 주소, 인터럽트 설정 등 하드웨어의 모든 정보를 계층적인 트리 구조로 표현한다. 특히, 모든 삼성 SoC에 단일 PCIe 컨트롤러 드라이버를 제공하기 위해 Exynos(엑시노스) 관련 파일까지 수정했다는 점은 삼성의 장기적인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ynos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개발하고 삼성 파운드리에서 제조하는 ARM 기반의 시스템 온 칩(SoC, System-on-a-Chip) 제품군의 브랜드 이름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등에 탑재되어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다만, 아직 DT 노드(하드웨어 장치 정보를 설명하는 데이터 구조)가 이번 패치 세트에 포함되지 않았고, 향후 디바이스 트리 메일링 리스트를 통해 배포될 예정이라는 점은 업스트리밍 작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의 꾸준한 노력과 리눅스 커널 개발자 커뮤니티의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테슬라 FSD SoC가 리눅스 커널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더 나아가 미래 자율주행 생태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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