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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사자 로고의 파격 변신"... 7인승 SUV의 기준을 바꾼 푸조 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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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차는] "사자 로고의 파격 변신"... 7인승 SUV의 기준을 바꾼 푸조 5008

7인승 SUV의 문법을 다시 쓴 푸조 5008의 결정적 변신

육동윤 기자

기사입력 : 2026-02-03 10:30

1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이미지 확대보기
1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
지금이야 프랑스 브랜드의 SUV가 낯설지 않지만,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프랑스 차’라는 단어에는 분명한 이미지가 따라붙었다. 독특한 미학, 남다른 철학, 그리고 호불호가 갈리는 실용성. 감각적이지만 현실과는 살짝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 고정관념을 가장 정면에서 깨뜨린 모델이 있다. 2017년 국내 시장에 등장한 2세대 푸조 5008이다.

5008은 푸조가 더이상 ‘개성 강한 소수 취향 브랜드’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이었고, 동시에 수입 7인승 SUV 시장의 질서를 뒤흔든 도발이었다. 미니밴의 옷을 벗고 SUV로 환골탈태한 이 차는, 푸조 전성기의 한가운데에서 브랜드의 방향성을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5008의 시작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2009년 등장한 1세대 모델은 전형적인 MPV, 즉 가족 중심의 미니밴이었다. 공간 활용은 뛰어났지만, ‘갖고 싶다’기보다는 ‘필요하다’는 이유로 선택되는 차였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미니밴의 시대는 저물고, SUV가 모든 세그먼트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푸조는 주저하지 않았다. 2세대 5008에서 미니밴의 흔적을 과감히 지웠다. 플랫폼은 3008과 공유하되, 차체를 늘리고 비례를 바꿔 완전히 다른 성격을 부여했다. 결과물은 근육질의 실루엣과 날카로운 인상을 동시에 품은 7인승 SUV였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리어램프, 직선 위주의 전면부, 길게 뻗은 휠베이스는 ‘가족용 SUV도 충분히 멋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1세대 푸조 5008 실내 사진=푸조이미지 확대보기
1세대 푸조 5008 실내 사진=푸조

비행기 조종석에서 영감을 받은 실내 혁명

5008을 처음 마주한 운전자들이 가장 놀란 지점은 실내였다. 푸조의 상징이 된 ‘아이-콕핏(i-Cockpit)’은 당시 기준으로도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계기판은 스티어링 휠 위로 올라갔고, 운전자는 시선을 거의 이동하지 않고 정보를 읽을 수 있었다. 작고 낮은 더블 플랫 스티어링 휠은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경쾌한 조향 감각을 만들어냈다.

센터패시아에 줄지어 배치된 토글 스위치는 항공기 조종석을 연상시켰다. 단순한 디자인 요소가 아니라, ‘차를 조작한다’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경험으로 끌어올린 장치였다. 여기에 프랑스 브랜드다운 공간 활용 감각도 빛났다. 2열은 완전 독립 시트 구조로 슬라이딩과 폴딩이 자유로웠고, 3열 시트는 탈착이 가능해 캠핑이나 야외 활동 시 실제 의자로 활용할 수 있었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꽤 신선한 접근이었다.

1세대 푸조 5008 실내 사진=푸조이미지 확대보기
1세대 푸조 5008 실내 사진=푸조

효율과 주행 감각, 두 마리 토끼를 잡다

파워트레인은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1.6리터와 2.0리터 BlueHDi 디젤 엔진은 폭발적인 성능을 앞세우기보다 효율과 균형을 택했다. 수입 7인승 SUV임에도 복합연비가 리터당 12~13km를 넘겼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었다. 유지비 부담을 고려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이 부분은 결코 가볍지 않은 설득 포인트였다.

사륜구동이 없는 점은 약점처럼 보였지만, 푸조는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로 이를 보완했다. 노면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조절하는 시스템은 눈길이나 비포장도로에서 의외의 안정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푸조 특유의 섀시 세팅은 살아 있었다. 덩치에 비해 민첩했고, 코너에서는 차체가 예상보다 단단하게 버텼다. 가족을 태운 SUV이면서도 운전의 재미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점이, 5008을 단순한 실용차 이상으로 만들었다.

독일차 일색 시장에 던진 프랑스식 해답

5008이 남긴 가장 큰 의미는 ‘대안’이었다. 당시 수입 7인승 SUV 시장은 독일 브랜드 중심으로 돌아갔고, 가격은 점점 위로 치솟고 있었다. 푸조 5008은 4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디자인·공간·효율을 모두 챙긴 선택지를 제시했다. 남들과 다른 차를 원하지만, 모험까지 감수하고 싶지는 않은 소비자들에게 이보다 적절한 해답은 많지 않았다.

지금 5008은 전동화 시대에 맞춰 또 다른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 도로 위를 누비던 2세대 5008은 여전히 기억된다. 미니밴의 한계를 벗고, 프랑스식 실용과 디자인을 SUV라는 정의로 녹여낸 모델. 그 시절 5008은 분명했다. 가장 프랑스다운 방식으로, 가장 현실적인 성공을 거둔 SUV였다고.

2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이미지 확대보기
2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

프랑스 SUV 철학의 고도화, 그리고 시대의 요구를 담아내다

2세대가 ‘미니밴의 허물에서 벗어난 프랑스식 SUV의 재발견’이었다면, 3세대 5008은 그 발견을 더 깊고 명확하게 다듬은 결과물이다. 세대교체를 통해 5008은 외형뿐 아니라 기술·감성·일상의 사용성까지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지난달 14일 국내 출시를 알린 3세대 5008의 첫인상은 “프랑스 DNA를 잃지 않으면서도 글로벌 시대의 세련됨을 입었다”는 것이다. 전면부는 최신 푸조 패밀리룩을 입어 눈매가 더 뚜렷해졌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연결감이 눈에 띈다. 2세대에서 강조된 사자 발톱 자국 리어램프는 유지했지만, 형태는 한층 정교해졌다. 이 작은 디테일 변화가 전체 차의 인상을 좌우할 만큼 세련됐다.

측면 실루엣은 길고 낮아 보인다. 전작보다 차체 비율을 재정비해 디자인의 ‘단단함’이 강조됐다. 전면에서 후면으로 이어지는 선들이 시각적으로 곧고 안정된 흐름을 만들며, 7인승 SUV라는 체급감과 동시에 세련된 비율을 완성했다.

실내는 ‘현대적 프랑스 감성’을 더했다. 3세대 5008의 아이-콕핏(i-Cockpit)은 최신 버전을 장착해 감각과 기능 모두 진화했다. 계기판은 더 선명하고 직관적인 디스플레이로 진화했다고 했다. 운전자는 시선을 거의 떼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센터 콘솔과 물리 버튼군은 불필요한 요소를 정리하고, 촉감 좋은 재질로 업그레이드됐다고 했다. 그리고 2열과 3열 공간은 전작보다 실제 거주성이 개선돼 장거리 이동에서도 쾌적함을 유지한다는데, 차체 크기가 커진 덕이 있다.

특히 3열 시트 활용성이 다시금 강조됐다. 전작에서 칭찬받았던 ‘3열의 실제 유용성’을 강화해, 성인도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감을 확보했다고 했다. 이것은 ‘진짜 7인승 SUV를 택하려는 소비자’의 실사용 요구를 정확히 반영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파워트레인도 변화가 있었다. 더 자세한 실제 시승 소감은 본지의 시승기에서 전격 소개할 예정이다.

3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이미지 확대보기
3세대 푸조 5008 사진=푸조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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