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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차까지.. 중국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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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이어 자율주행차까지.. 중국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되었나

포니에이아이·위라이드·모멘타 등 무서운 속도로 세계 시장 재편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10-06 11:46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세계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이 무서운 속도로 세계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9월 초, 카타르의 수도 도하, 거버넌스의 심장부인 아미리 디완(Amiri Diwan) 앞을 하늘색 차량 한 대가 조용히 미끄러져 지나갔다. 대부분에게는 평범한 차량이었지만, 중국 자율주행 선도 기업 포니에이아이(Pony.ai)에게는 중동 로보택시 테스트의 공식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움직임은 일련의 글로벌 확장 발표 중 가장 최근의 것이었다.

5일(현지 시각) 데일리스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자율주행 기업들이 몇 년 전 전기차 시장을 석권했던 것처럼 무서운 속도로 세계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국경을 넘는 중국의 로보택시 군단


포니에이아이(Pony.ai)의 중동 진출은 카타르 국영 운송 회사인 모와살랏(Mowasalat)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졌다. 두 달 전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도로교통국과도 손잡았다. 무인 로보택시는 2026년에 상업 운전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토요타의 지원을 받고 있다.

경쟁사 위라이드(WeRide) 역시 광둥성 광저우에서 싱가포르로 향했다. 싱가포르 현지 모빌리티 제공업체와 함께 로보택시를 배치한다. 앞서 위라이드는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로보버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360도 시야를 갖춘 로보버스는 200m 이상 떨어진 장애물을 감지한다.

또 다른 중국 기업 모멘타(Momenta)는 더 공격적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투자를 받은 모멘타는 독일 뮌헨 모터쇼에서 우버(Uber)와 협력한다고 밝혔다. 2026년 초 독일 도시를 시작으로 우버 네트워크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한다. 우버 최고경영자(CEO)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는 이를 "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자율 모빌리티"를 위한 중요한 단계로 평가했다.

위라이드는 우버와의 기존 협력을 향후 5년간 중국과 미국 이외의 15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발표는 중국 자율주행 부문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포니에이아이(Pony.ai)이미지 확대보기
포니에이아이(Pony.ai)


중국 자율주행 기업 특유의 성공 방정식


중국 자율주행 기업이 이토록 빠르게 국경을 넘는 배경에는 중국 특유의 성공 방정식이 있다.

첫째, 강력한 국가 전략 우선순위다. 중국은 자율주행을 '국가 전략적 우선순위'로 지정했다. 포니에이아이 부사장 장닝(Zhang Ning)은 정부의 디지털 경제 발전을 위한 14차 5개년 계획과 AI 시범 프로젝트 지침 등이 기술 개발 경로를 명확히 한다고 설명했다. 우호적인 정책은 기업의 발목을 잡지 않는다.

둘째, 방대한 데이터와 극한의 테스트 환경이다. 중국은 베이징, 상하이부터 우한, 광저우까지 수십 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했다. 2024년 8월 기준, 공안 당국은 1만6000개의 테스트 라이선스를 발급했다. 테스트를 위해 개방된 도로는 3만2000km 이상이다. 높은 인구 밀도와 복잡한 교통 상황은 자율주행 시스템에 '가장 어려운 시나리오'를 제공했다. 이는 기술을 극한까지 단련시키는 훌륭한 시험장이다. 포니에이아이(Pony.ai)는 이미 5천만 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누적했다.

셋째, 기술 리더십과 비용 효율성이다. 중국은 컴퓨터와 AI 관련 기술에서 우위를 점한다. 포니에이아이는 최근 7세대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하드웨어 비용을 70% 절감한다. 기술적 장벽이 극도로 높지만, 소수의 중국 기업들이 이를 돌파했다.

미국을 앞지르는 '듀얼 트랙' 전략


중국 기업의 활발한 해외 확장과 대조적으로, 미국의 선두 기업들은 주로 국내 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알파벳(Alphabet) 소유의 웨이모(Waymo)는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만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한다. 제너럴 모터스(GM) 지원을 받는 크루즈(Cruise)도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익숙한 규제 환경과 인프라를 선호한다.

반면 위라이드(WeRide), 포니에이아이등의 중국 기업은 '듀얼 트랙' 전략을 추구한다. 국내 리더십을 유지하는 동시에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한다.

미국 시장은 주(州)와 지역별로 규제가 복잡하고 일관성이 없다. 테슬라(Tesla)의 오토파일럿(Autopilot) 관련 사고와 같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사건들은 대중의 신뢰를 얻기 어렵게 만든다.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덕분에 이런 규제 장애물이 적었다.

위라이드(WeRide)이미지 확대보기
위라이드(WeRide)


글로벌 파트너십 통한 위험 공유와 상업화


중국 기업들은 확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차량 호출 플랫폼과 손을 잡았다. 우버와 협력은 '윈윈(Win-Win)'이자 '위험 공유(Risk-Sharing)' 솔루션으로 여겨진다.

자율주행은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산업이다. 우버는 자체 자율주행 사업부를 축소했다. 대신 핵심 기술을 아웃소싱(외주)하는 전략적 베팅을 한 것이다. 이로써 우버는 네트워크 규모와 사용자 확보에 집중할 수 있다.

동남아시아 슈퍼앱 그랩(Grab)도 위라이드에 수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동남아시아 전역에 레벨 4 로보택시 출시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맥킨지(McKinsey)에 따르면 로보택시는 2030년까지 대규모 상용화될 전망이다.

포니에이아이는 국제적 확장이 단순히 규모 확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는 상업적 기회에 의해 주도된다. 장 부사장은 해외 확장이 기술이 더 많은 사용자와 지역에 도달하게 하여 사회적, 경제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구 고령화나 운전자 부족에 직면한 국가들은 자율주행 기술의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중동, 싱가포르, 한국을 포함한 일부 해외 시장은 개방 정책, 잘 관리된 인프라 등 중국 기업이 선호하는 특성을 공유한다. 이러한 지역에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중국 기업들은 자국을 훨씬 넘어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쉽지만은 않다.. 기술 적응과 수익성 압박


물론 해외 확장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중국 거대 도시에 맞춰 보정된 시스템은 싱가포르, 아부다비 같은 외국 도시 환경에 맞게 상당한 재보정이 필요하다. 규제의 불확실성도 지속적인 문제다.

파일럿 프로그램을 넘어 로보택시나 무인 버스에서 지속 가능한 수익을 달성하는 것도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포니에이아이(Pony.ai) 창립자 겸 CEO 제임스 펑(James Peng)은 확고하다. 그는 "우리는 기술을 사용하여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미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들이 국경 안에서 머무는 사이, 중국 기업들은 국경을 넘어 그들의 입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는 모빌리티 혁신의 다음 단계가 점점 더 국제적이고 치열한 경쟁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 중 하나이다. 글로벌 자율주행차 환경은 이제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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