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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캘리포니아 전기차 의무화 금지 법안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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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캘리포니아 전기차 의무화 금지 법안 서명

내연차 생산 유지, 기존 차 업계 입장 대변.. 뉴섬 주지사 "불법", 소송 예고
트럼프, 머스크와 불화가 전기차 반대 배경 시사.. 전문가들 "중국이 승자"

이정태 기자

기사입력 : 2025-06-13 0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EV) 판매 의무화와 배기관 배출 기준 설정을 금지하는 세 가지 결의안에 서명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EV) 판매 의무화와 배기관 배출 기준 설정을 금지하는 세 가지 결의안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전기차(EV) 판매 의무화와 배기관 배출 기준 설정을 금지하는 세 가지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12일(현지시각)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캘리포니아가 2035년까지 가솔린 자동차 신규 판매를 금지하려던 결정을 취소하고,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따른 자체 배출 기준 설정 권한을 박탈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기후 옹호론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결의안은 캘리포니아의 2024년 결정뿐만 아니라, 미국 자동차 시장 30%를 차지하는 17개 주가 채택했던 캘리포니아 EV 기준 시행을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게 만든다. 또한, 무공해 대형 트럭 판매 확대를 요구하는 캘리포니아 계획도 폐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캘리포니아 전기차 의무화를 완전히 종결함으로써 미국 자동차 산업을 파멸로부터 공식적으로 구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고 내연기관차 생산을 유지하려는 기존 자동차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즉각 반발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뉴섬 주지사는 성명을 통해 "대형 오염 유발자들의 전액 출자 자회사인 대통령의 최근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 주정부가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트럼프의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이민 정책에 대한 로스앤젤레스 시위 진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뉴섬 주지사 간에 이미 불화가 있었던 상황에서 나왔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때 측근 보좌관이었던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와 불화가 이번 전기차 정책 반대 움직임의 배경에 있다고 시사한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머스크에 대해 "이제 우리는 일론이 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이유를 안다. 사실, 그는 알고 있다"고 말하며, 둘 사이 긴장이 전기차 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에서 비롯되었음을 암시했다.

이번 결의안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지만, 기후 옹호론자들은 이번 발표가 미국의 기후 행동을 무릎 꿇게 하고 전기차 시장을 중국과 같은 국가에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교통은 미국에서 배출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28%를 차지한다.

컬럼비아 대학 기후 변화 법을 위한 사빈 센터의 설립자인 마이클 제라드는 "이 움직임의 주요 승자는 석유 산업과 중국이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기차는 석유 수요에 대한 주요 위협이며,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이 전기차 생산의 글로벌 리더로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은 2024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의 3분의 2를 차지했으며, 이는 2021년 50%에서 급증한 수치다.

시에라 클럽의 '모두를 위한 청정 교통(Clean Transportation for All)' 프로그램 책임자인 캐서린 가르시아는 "미국 내 전기차 제조에 투자하고 우리를 더 건강한 미래로 이끄는 대신,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를 후퇴시키고 전기차 혁신과 리더십을 중국에 넘겨주려 한다"고 비판했다.

환경보호국(EPA)의 리 젤딘 국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며 캘리포니아의 면제는 "모든 주에 있는 미국인들의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많은 자동차 무역 협회와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트럼프의 발표에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제너럴 모터스(GM) 대변인은 "우리는 경쟁력을 유지하고, 미국 혁신에 계속 투자하고, 가장 광범위한 휘발유 및 전기차 라인업에 걸쳐 고객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국가 표준을 오랫동안 옹호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 트럭 운송 협회의 CEO 겸 회장인 크리스 스피어는 "오늘은 상식이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이정태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jt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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