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SUV의 시대를 열었던 람보르기니 우루스(Urus)가 전동화 시대를 맞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우루스 SE(Urus SE)'로 새롭게 태어났다.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영락없는 오늘의 시승차다. 하이퍼카를 타면서 연비 걱정을 한켠에 두어도 된다는 뜻이다.
람보르기니가 제시하는 미래 고성능의 방향성을 담은 우루스 SE는 강력한 4.0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하며, 기존 우루스의 야생적인 매력은 유지하면서도 전례 없는 효율성과 정교한 주행 질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밀라노 근교의 와인딩 로드와 고속도로를 넘나들며 개발된 우루스 SE는 단순한 전동화 모델 이상의, ‘압도적인 파워와 새로운 균형’을 제시하는 슈퍼 SUV의 진화된 모습이다.
우루스 SE의 심장은 합산 최고 출력 800마력, 최대 토크 950Nm이라는 폭발적인 성능을 자랑한다. 이는 기존 우루스 S(666마력) 대비 비약적으로 향상된 수치다.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4초 만에 도달하는 경이로운 순발력을 보여준다. 물론 운전의 주의는 필요하다. 하이퍼카란 쉽지 않은 녀석들이니까.
우루스 SE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됐음에도 불구하고, 증가된 무게를 무력화하는 강력한 전기모터의 즉각적인 토크 덕분에 200km/h까지도 11.4초 만에 돌파하며, 최고속도는 312km/h에 달해 현존하는 PHEV SUV 중 가장 빠른 모델 중 하나로 등극할 수 있었다.
[육기자의 으랏차차] 람보르기니의 전동화 비전, '우루스 SE‘, 압도적인 파워와 새로운 균형의 PHEV
특히 주목할 점은 새롭게 추가된 전자식 토크 벡터링 시스템이다. 이는 후륜 디퍼렌셜에 통합되어 있으며, 차량의 반응성과 조향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와인딩 구간에서 무게중심을 치밀하게 잡아주며, 코너 탈출 시 필요한 정확한 구동력 배분을 통해 거대한 차체를 마치 스포츠카처럼 민첩하게 움직이게 했다.
우루스 SE는 25.9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EV 모드만으로 60km 이상(WLTP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일상적인 도심 주행이나 출퇴근 시 배출가스 없이 조용하게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 주행에서는 조용함이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런 모습을 하고 조용하다니…….
새로운 '스트라다(STRADA)' 주행 모드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연비 효율을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여, 기존 V8 모델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뛰어난 효율성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반면, '코르사(CORSA)' 모드에서는 배터리 전력을 최대한 활용해 엔진 성능을 보조하며 트랙 주행에 최적화된 극한의 퍼포먼스를 발휘한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우루스의 강렬함을 유지하면서도 공기 역학적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것이라고 한다. 새로운 보닛 디자인과 범퍼를 적용하여 전면부의 인상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었으며, 하부 그릴은 공기 흐름을 개선하여 냉각 효율을 30%, 다운포스를 35% 증가시켰다. 후면부의 디퓨저는 PHEV 시스템 통합에 맞춰 재설계됐다.
실내로 들어서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중앙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새로운 하이브리드 전용 그래픽과 인포테인먼트 인터페이스는 운전자가 에너지 흐름과 주행 상태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V8 엔진이 가동할 때, 배기음은 PHEV 시스템이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람보르기니 특유의 야수적인 사운드를 잃지 않았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의 고요함이, 고속에서는 웅장하고 폭발적인 V8 사운드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우루스 SE는 럭셔리 슈퍼 SUV 시장에서 친환경성, 실용성, 그리고 압도적인 고성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