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EV)에 대한 접근 방식이 잘못됐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영업 책임자 마티아스 가이젠은 최근 인터뷰에서 "우리는 고객들이 전기차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일지 과대평가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는 이제 전기차와 내연기관차(ICE)를 모두 생산하는 유연한 전략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1일(현지 시각) 멕시코비즈니스가 보도했다.
메르세데스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생산을 전면 중단하려 했던 기존 계획을 철회했다. 대신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에 대한 생산 전략을 하나로 통합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에 각각 다른 플랫폼과 모델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차량 플랫폼을 표준화해 복잡성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시장 상황을 정확히 읽었던 경쟁사 BMW와 대조된다. BMW는 일찌감치 '듀얼 트랙(dual-track)' 전략을 고수해왔다. BMW의 올리버 지프스 CEO는 "시장이 존재하는 한 내연기관차를 계속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25년 상반기 BMW는 전 세계에서 107만814대를 판매했다. 이는 메르세데스의 판매량 90만 대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전기차 판매량에서도 두 회사의 격차는 확연하다. 2025년 상반기 메르세데스는 전기차 7만570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9% 감소한 수치다. 전체 판매량의 8.5%에 불과하다.
반면, BMW는 같은 기간 22만540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7% 증가한 수치다. 메르세데스 판매량의 3배가 넘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에서도 메르세데스는 18만800대로, 9만8339대를 판매한 BMW를 앞섰다. 이는 메르세데스가 순수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에 더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이젠은 이제 메르세데스가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두의 디자인 언어에 계속 적응"하고, 플랫폼을 표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MW의 전략은 이미 그 효과를 입증했다. BMW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가솔린, 디젤 모델을 모두 생산한다. 이 덕분에 시장 변화에 훨씬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 현재의 판매 추세가 계속된다면, BMW는 2025년 말까지 메르세데스보다 30만 대 이상 더 많이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